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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원한 안다운용 '키맨', 최권욱 회장 묘수 '물적분할' [인사이드 헤지펀드]오홍근 상무, 독립 선언에 계열사 설립…안다H, 핵심인력 조항 놓고 고심

양정우 기자공개 2021-09-16 08:50:44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다자산운용이 대체투자(AI) 사업을 떼어내 안다H자산운용을 설립한 건 묘수로 평가 받는다. AI를 이끌던 '키맨' 오홍근 상무의 독립을 지지하면서도 새 하우스의 성장 과실까지 확보할 수 있는 카드다.

물적분할이란 해법의 배경엔 '키맨 조항(key man clause·핵심인력 조항)'이 자리잡고 있다. 펀드명에 'H'가 새겨진 오 상무의 운용 펀드엔 모두 키맨 조항이 붙어있다. 오 상무가 떠나면 이들 펀드는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안다운용 입장에서는 이 펀드가 고스란히 사라지느니 신규 계열사를 만들어 이관하는 게 더 합리적 선택지였다.

◇'메자닌 베테랑' 오 상무, 독립 고수…운용펀드에 이니셜 'H' 명기

14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안다운용은 오는 12월 말을 기점으로 대체투자 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을 단행한다. 분할 후 존속법인은 안다운용, 신설법인은 안다H운용이다.

물적분할인 만큼 안다운용이 안다H운용의 지분 100%를 쥐는 구조로 나눠진다. 하지만 안다H운용이 공식 출범을 하고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동일한 지배구조가 유지될지 아직 미지수다. 향후 안다H운용이 추가 증자를 단행해 새로운 주주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열려있다.

앞으로 안다H운용을 이끌 수장은 안다운용의 오홍근 상무다. 대체투자 파트를 이끌면서 국내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에서 메자닌 베테랑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뒤 삼일회계법인과 IWL파트너스, JNT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쳐 안다운용에 합류했다.

애당초 안다운용이 계열사 신설을 고민하기 시작한 출발점이 오 상무였다. 그간 오 상무는 하우스 독립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인사 내지 보수 시스템에 따라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투자 철학에서 차이가 크다고 여겼다. 아무래도 사모투자펀드(PEF)에서 실무를 닦았던 그여서 투자와 회수에 대한 접근법이 국내 헤지펀드 스타일과 다를 수밖에 없었다.

WM업계 관계자는 "오 상무는 PEF 하우스처럼 투자한 기업이 가치를 키워가는 과정을 토대로 수익을 거두기 원했다"며 "파트너십 측면에서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토종 헤지펀드 하우스와는 딜 소싱과 엑시트 측면에서 결이 다른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오홍근 상무는 안다운용에서 근무하면서 스스로 운용하는 펀드의 이름에 이니셜 H를 별도로 명기했다. 펀드명이 '안다H'로 시작되는 펀드는 모두 오 상무가 직접 이끄는 상품이다. 펀드매니저로서 자부심이 녹아있는 동시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하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앞으로 이들 펀드(2000억~3000억원 안팎)는 모두 안다H운용으로 이관된다.


◇안다H 시리즈 향방 고심 '키맨 클로즈 탓'…계열사로 새 기반 제시 '윈윈'

안다H 펀드에 키맨 조항이 빠짐없이 포함돼 있는 건 안다운용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핵심 펀드매니저만 이탈해도 타격이 예상되는데 키맨 조항에 따라 펀드마저 포기해야 하는 난관에 처했었다.

키맨 조항은 주로 PEF, 뮤추얼펀드(공모펀드), 헤지펀드 등 특정 인력에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에서 쓰이는 계약 규정이다. 펀드 투자자가 위탁 운용을 맡길 때 지정한 키맨이 투자하지 하지 않을 경우 펀드의 신규 투자에 제동이 걸린다. 만일 핵심 인력이 퇴사하면 그 인사로 키맨 조항이 삽입된 펀드는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안다H 시리즈는 이니셜 H를 내세운 만큼 모두 오홍근 상무가 키맨 조항의 핵심 운용역으로 설정돼 있다. 오 상무의 독립 선언을 받아들여도 안다H 펀드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가 문제였다. 안다운용이 이들 펀드를 끝내 움켜쥐더라도 실속을 챙기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하우스의 메자닌 주축인 안다H 펀드를 고스란히 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내부 고민 속에서 찾은 방책이 바로 물적분할이다. 오 상무 입장에서는 자기 철학으로 운용 비즈니스를 풀어나갈 비히클(vehicle)이 단번에 마련했다. 동시에 안다운용은 계열 형태로 오 상무의 역량과 안다H 펀드를 그대로 품는 게 가능했다. 안다운용의 최대주주인 최권욱 회장(지분율 41.6%) 역시 분할 카드를 해법으로 여긴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업계에서 오홍근 상무의 이름값이 높지만 운용사의 기반을 처음부터 새롭게 닦는 건 녹록치 않은 일이다. 오 상무 역시 비록 안다H운용의 최대주주로 첫발을 내딛는 건 아니지만 창업 리스크가 크게 해소되는 실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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