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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최태원 아들은 왜 SK E&S를 점찍었나 [MZ세대 경영인 분석]1995년생, 지난해 평사원 입사...미래 수소사업 핵심 계열사에서 경영수업

박상희 기자공개 2021-10-01 07:40:58

[편집자주]

전체 인구의 약 33%인 MZ세대는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기업 구성원의 60%가량을 차지한다. MZ세대와의 소통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재계 총수가 3~4세로 넘어가면서 오너 경영인들도 젊어지고 있다. 총수 자제 중에는 밀레니얼 세대인 1980년대생 대표이사 사장부터 1995년생인 신입사원 Z세대까지 MZ 세대가 포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디지털로 무장한 MZ세대 경영인들의 행보는 과거 세대와 어떻게 다른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16: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 1년 전인 2020년 9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인근(사진)씨가 계열사 SK E&S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외아들이 처음으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데다 오너 아들이면서도 평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1995년생인 인근 씨는 Z세대에 속한다. 1980년대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재계 3~4세 경영인들이 C레벨로 올라섰거나 주요 임원진으로 성장한 반면 1990년대생인 인근씨는 이제 막 경영수업을 시작한 단계다.

◇해외 유학 후 컨설팅회사 거쳐, 수시채용 전형 '눈길'

인근 씨는 수시채용 전형을 통해 지난해 9월21일 SK그룹의 에너지부문 계열사인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1995년 태어나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와 미국 하와이 고등학교를 거쳐 2014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SK일가에서는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브라운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숙부와 동문이다.

대학교 졸업 후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쳤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에 앞서 컨설팅회사에 입사하는 것은 MZ세대 오너 경영인들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인근 씨의 큰 누나인 윤정 씨도 3대 글로벌 컨설팅회사 중 하나인 베인앤컴퍼니 입사 경력이 있다.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컨설팅회사는 단연 BCG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 3세인 정기선 부사장(1982년생)은 BCG 한국지사에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동국제강 4세인 장선익 상무(1982년생)의 첫 직장 역시 BCG였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부사장(1984년생)과 두산그룹 4세인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1985년생)도 BCG에서 근무했다.

인근 씨가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컨설팅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여타 MZ세대 오너 경영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인근 씨의 경영 수업 행보에서 주목되는 것은 총수의 아들이면서도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신입과 마찬가지로 평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점이다.

밀레니얼 세대 오너 경영인들은 통상적으로 과장이나 차장급으로 입사해 초고속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인근 씨는 수시채용 전형을 통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인근 씨가 속한 전략기획팀은 경영지원부문 산하 기획본부에 속한 조직이다. SK E&S 관계자는 “전략기획팀은 매출 목표와 사업의 방향성 등을 고민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SK E&S는 현재 △전력(발전사업) △LNG(자원개발, 트레이딩 등) △글로벌 △신재생(태양광, 풍력, 에너지솔루션) △도시가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인근 씨는 여느 신입사원과 비슷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E&S는 2019년부터 공유 오피스 제도를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 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혼용하고 있고, 회사로 출근해도 지정좌석제가 아닌데다 출퇴근 시간도 자율적”이라면서 “이메일이나 메신저, 전화 등으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회사에서 인근 씨를 포함한 신입사원 얼굴을 보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

◇SK E&S, SK의 미래 먹거리 '수소 사업' 핵심 계열사

최 회장은 아들 인근 씨가 경영 수업을 받을 계열사로 왜 SK E&S를 낙점했을까. 지주회사인 SK㈜가 지분 90%를 보유한 SKE&S는 비상장사다. 핵심 계열사로 손꼽히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가는 기업이었다.

다만 SK E&S는 최근 SK가 그룹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수소사업을 이끌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위주의 발전소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 E&S는 수소 생산, 공급, 유통사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K그룹은 인근 씨가 SK E&S에 입사한 2020년 말 수소 생산·공급사업을 위해 그룹의 에너지부문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E&S 등의 전문인력 20여 명으로 구성한 수소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을 열고 수소기업협의체를 공식 출범했는데, SK그룹은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수소 사업에 대한 SK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SK E&S는 국내 수소생태계 조기 구축 및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수소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등 오는 2025년 기업가치 35조원 규모의 ‘글로벌 메이저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통신, 정유 등은 최태원 회장이 일구고 키운 것”이라면서 “향후 SK그룹을 이끌어 갈 자녀 세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수소사업을 점찍었다는 점에서 인근 씨가 SK E&S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은 자연스런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씨 포함 최태원 회장 자녀, 홀딩스 지분 '제로'

최 회장 자녀 가운데 SK 계열사에 입사한 건 인근 씨가 처음은 아니다. 최 회장의 큰 딸인 윤정 씨는 앞서 2017년 6월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에 입사했다. 윤정씨는 현재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둘째 딸 민정 씨는 2019년 8월 SK하이닉스에 입사해 대외협력총괄 산하 조직인 인트라에서 근무하고 있다. 민정씨는 같은 해 10월부터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전략국제연구센터 방문연구원 일을 겸임하고 있다.

반도체와 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하며 효자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4차산업 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성장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산업군이다. 최 회장의 자녀가 모두 미래 먹거리 육성 차원에서 중요한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지주회사인 SK㈜의 지분분포를 살펴보면 올 6월말 기준 최 회장이 지분 18.44%(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SK 지분은 28.52%(2007만19주)다. 최 회장의 자녀들은 SK㈜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재계에선 통상적으로 이른 나이에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경우가 많다. 오너 3~4세는 증여 받은 주식을 통해 배당이익을 취하거나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장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최 회장 자녀들은 아직까지 지주사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여타 재계 자녀들과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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