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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전기트럭]'자본 잠식' 대창모터스, 턴어라운드 가능할까②무상 번호판 정책 수혜 기대, 막판 수요 확보 나서…판관비 등 비용 부담 우려

방글아 기자공개 2021-11-02 07:30:44

[편집자주]

비대면·친환경 경제 전환 과정에서 전기화물차 시장이 뜨고 있다. 배송시장 확대, 탄소중립 정책, 내연기관 차량의 단종 등 호재도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에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못했던 중소·중견기업이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 진출의 허들로 작용했던 부품 조달 등의 난관이 허물어지자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다. 더벨은 개화하기 시작한 전기화물차 시장에 뛰어든 중소·중견기업의 현황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소형 전기화물차(전기트럭) 시장에서 다마스·라보 명맥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비상장법인 '대창모터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 사업에 나선 후부터 결손금이 쌓인 탓이다. 국산 1호 초소형 전기차로 사업 초장기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했지만 재무 악화로 인해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대창모터스는 올해 무상번호판 정책 수혜를 겨냥, 막판 수요 잡기에 나서 매출 1000억원을 달성, 수익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재무 부담을 덜어내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창모터스는 자본금 71억원, 자산총계 136억원 규모의 중소 전기차 제조사다. 2010년 1월 덱트론 창업가 출신 오충기 대표가 초기 자본금 20억원으로 시작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시켰다.

코스닥 상장 철강재 전문 업체 대창스틸과 대창스틸 오너인 문경석 사장으로부터 시드머니를 지원받아 벤처기업 데스밸리 기간인 초기 3년을 유연하게 넘길 수 있었다. 이어 2014년 한국야쿠르트의 신형 배달카트 개발·납품업체로 낙점, 캐시카우를 만들어내면서 2017년 자체 전기차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문제는 신사업 과정에서 높아진 비용 부담이었다. 전기차 개발지를 야쿠르트 카트사업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그 결과, 신사업에 뛰어든 지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뒤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4년 연속 손실에 누적 결손금도 149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자본잠식에 허덕이고 있다.

2018년부터 매년 투자 유치를 단행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왔지만 현재도 자본총계(62억원)가 자본금(71억원) 보다 더 적은 상태다. 자산총계가 136억원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결손 규모는 사업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대창모터스는 올해를 어닝서프라이즈의 원년으로 삼고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마스와 라보의 대체제로 선보인 '다니고밴'을 기반으로 민간 시장을 공략해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0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같은 목표 설정이 가능했던 점은 내년 4월 일몰되는 사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이 제도는 정부가 전기트럭 보급 활성화를 위해 2018년 시행한 제도로, 1.5톤 이하 전기화물차 구매 시 사업용 번호판을 무상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유상 화물 운송 면허 격인 이 번호판 값이 시중에서 3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강력한 구매 동기다. 이에 제도 일몰 전 소비심리를 집중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2000만원대에 전기트럭과 번호판을 한번에 취득할 수 있는 이 시기를 놓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본격 양산에 돌입한 올해 상반기만해도 500대가량 예약 주문을 확보해 퀀텀점프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3월 명신과 다마스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3000대를 생산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매출 목표는 다마스밴 출고가(3980만원) 기준 2000대가량을 판매하면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올해에 이어 내년 상반기 다니고밴 1만대 생산이 가능한 신공장이 준공이 예정된 만큼 재고 관리 이점을 살려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북 군산 새만금 부지 5만㎡에 190억원을 들여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지만 매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생산 위탁사의 양산 지연과 일찌감치 바닥을 보이고 있는 구매 보조금 등으로 인해 하반기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키움증권과 나이스디앤알에 따르면 올해 대창모터스가 최대 1804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 기준으로 718억원 수준이며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대창모터스는 명신과 위탁생산 계약에 따라 초기 월 200~300대를 생산하고 이후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초 3월로 예정했던 양산이 6월로 밀리면서 5월로 계획해뒀던 판매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그사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기트럭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보조금 지급 가능 차량수가 급감했다. 정부가 올해 전기트럭 2만5000대에 책정한 국고 보조금 중 대부분이 현대 포터2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EV 구매에 쓰인 탓이다. 올해 9월까지 두 차종 판매량만 2만대를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00대가 중소기업 생산 차량에 별도 배정됐지만 지원금이 바닥난 지자체가 적잖아 지역별 각축전이 첨예한 상황이다. 가열되고 있는 지역 영업전에 집중할 재무적 여유도 없다.

그동안 성장 지원군 역할을 맡았던 관계사 대창스틸과의 연결고리가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2010년 설립 초기만 해도 15%에 달하던 대창스틸의 대창모터스 지분율은 현재 6%대로 하락했다. 대창모터스의 투자 유치에 대창스틸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지분율이 지속 희석돼 왔다.

이와 관련해 대창스틸 측은 사실상 독립 경영을 맡기고 있어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창스틸 관계자는 "종속기업이 아닌 지분 6%대 관계사여서 양사 간 거래 또한 미미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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