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동국제강, 수익성 반등 출자부담 감소...신용도 회복 속도 [Rating Watch]한신평 BBB0 평정, 차입 감축 긍정 평가...스플릿 상향 수렴 기대

오찬미 기자공개 2021-11-04 07:08:5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자본잠식 규모를 빠르게 감축시키면서 10년 전 등급으로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손실 폭을 키웠던 브라질 CSP 제철소(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뻬셍철강주식회사) 출자 약정 이행이 종료됐다. 수익성도 반등했다. 철강 산업의 수익성이 연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1년만에 동국제강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0(안정적)로 한단계 상향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가장 선제적인 평정이다. 동시에 동국제강에 대한 평가 기준을 변경한 가운데, 또한번 상향 트리거를 충족시키고 있어서 BBB+급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년만의 등급 상향, 브라질 CSP 출자 부담 해소

동국제강은 10년 전 정기 신용등급 평가에서 A+(안정적) 평가를 받았던 이슈어(Issuer)다. 그러나 등급이 여섯 단계나 하락한 BB+(안정적)까지 내려앉았다. 2012년 CSP 설립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등급 하향 압박이 시작됐다.

동국제강은 총 공사비가 54억6000만 달러(한화 약 6조4329억7200만원)에 이르는 대형 투자에 참여해 30% 출자를 맡으며 재무 부담이 증가했다. 약 1조원은 자본 투자 형태로, 나머지 1조원 가량은 CSP제철소 차입에 대해 동국제강이 채무보증을 서는 형태였다.

10년간 제철소 건립에 들어간 이자비용은 그동안 큰 부담이었다. 산업은행 등 국내 은행 2곳은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5000억원을, 무역보험공사 등은 2900억원을 CSP제철소에 빌려줬다. 브라질 산업은행에서도 2780억원을 차입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이 보증을 섰다.

동국제강은 차입부담 외 CSP에 8757억원의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CSP제철소의 자본총계 등 구체적 재무 수치는 회계상 관계기업으로 분류된 탓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상업가동 3년 만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재무 부담이 현실화됐다. 333.9%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017년 두배인 732.2%로 뛰더니 2018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졌다. 2020년에는 자본잠식 규모가 5145억원으로 불어났다.

CSP는 올해에도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하지만 자본잠식 규모를 3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브라질 헤일화 가치 상승과 미국 현지 슬라브 가격의 상승으로 CSP가 상반기 3424억원의 반기순이익을 낸 게 주효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사업이 잘 안될 경우에는 지급보증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최근 CSP는 북미 지역의 수요 확대로 실적이 좋아져 우발채무 현실화 부담이 낮다"고 평가했다.

CSP 제철소가 경영정상화 궤도에 진입하면서 신용평가사의 시각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동국제강이 그동안 자산 매각을 통해 자구안을 실행하고,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차입금을 줄여온 점도 높이 평가했다. 올해 BBB0로 등급이 상향된 배경이다.

동국제강은 2014년 말 4조4000억원에 달했던 연결기준 순차입금을 올 1분기 1조8000억원까지 크게 줄였다. 지난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6316억원을 달성하면서 5464억원 규모의 잉여현금흐름(FCF)를 창출했다. 올 3월 2550만달러(한화 약 300억4410만원) 출자를 끝으로 CSP에 대한 출자 약정 이행이 끝난 점도 부담을 줄였다.

◇영업수익성 개선 전망, 또한번 상향 트리거 '터치'

추가 신용등급 상향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다. 동국제강은 한신평이 제시한 등급 상향 트리거 요인을 이미 모두 충족했다. 한신평은 등급 상향을 위해 수익성 지표(연결기준 EBITDA/매출액)가 9% 이상으로 유지되고, 건전성 지표(총차입금/EBITDA)는 3배 미만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동국제강이 올 상반기 EBITDA/매출액이 13.4%, 총차입금/EBITDA이 2.7배로 두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에 한신평이 트리거 요건을 이번에 새롭게 제시한 기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실적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2.9%에서 지난해 5.7%, 올 상반기 9.8%로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두배 가량 증가했다. 연간실적과 비교해도 역대 최고치다. 올해에도 매출 확대와 함께 영업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내년에도 수익성 지표가 9배를 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 지는 확실치 않다. 올 4분기까지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차질 요인으로 철강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잘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에는 팬데믹 여파로 축소됐던 글로벌 철강 공급능력이 회복되면 경기가 소폭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실적이 굉장히 좋아졌지만 신평사들이 재무부문이 개선된 측면에 더 평가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실적은 순간 좋아졌다가 급하게 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등급에 그 변동성을 다 반영하기 힘들지만 순차입금을 꾸준히 줄여온 것은 평가 척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실적이 상승할 경우에는 등급 상향을 더 기대해 볼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올 5월 BBB-로 평가를 내린 후 새로운 의견을 제출하지 않아 스플릿이 나 있다. 그러나 나란히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달아 상향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정기 평가기간이 연말까지 남아 있기 때문에 등급 상향으로 수렴될 수 있을지는 관전 포인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