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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 갈등]'신창재 회장 증인 신청' 지연술일까 반전카드일까재판부 연내 '1심 선고' 의지 커, 검찰 증인 채택에 '부정적'

김민영 기자공개 2021-11-03 07:50:27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형사재판에 변수가 발생했다. FI 측 변호인단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 증인 신청이 FI 측의 재판 ‘시간끌기용’인지 새로운 증거를 토대로 한 반전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올해 안에 선고를 하겠다는 재판부의 의지가 강하고 검사 측이 신 회장 증인 채택에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실제 법정에 등장할 지는 미지수다.

2일 법조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과 ‘허위보고’ 등 혐의로 기소된 어피너티컨소시엄 임원들과 안진 회계사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이 신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증인 신청 사실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5차 공판에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서 적극적으로 증인 신청을 해서 취지를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FI 측 변호인단은 교보생명의 최대주주인 신 회장에게 FI와 주주간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인 2012년 풋옵션 조항을 몰랐는지, 풋옵션 행사 후 주식가치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등 사실 확인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올해 안에 1심 선고를 하겠다는 재판부의 의지가 큰 만큼 신 회장 증인 채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재판부는 공판 말미마다 “올해 안에 선고를 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만약 신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면 앞으로 예정된 6~7차 공판에 이어 신 회장이 출석할 가능성이 있는 8차 공판도 열어야 해 사실상 연내 1심 선고가 불가능해진다. 현재 이 재판은 2~3주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재판부는 5차 공판에서 “12월 중순에 이 사건이 종결되지 않으면 재판부 변동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선고가 내년 2월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매년 2월은 법원 인사 시즌으로 재판부는 진행 중인 재판을 인사 전 끝내려는 경향을 띤다. 재판부가 변동되면 사실관계 확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재판이 하염없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6차 공판에는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과 조대규 교보생명 지속경영기획실장(전무)의 증인 출석이 예고돼 있어 신 회장을 부를 수도 없다.

6차 공판은 2명의 증인이 연달아 출석하는 만큼 진행이 더디면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신문은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인 7차 공판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검사가 공판준비기일 때 신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는 점도 신 회장 증인 채택 가능성을 낮춘다. 당시 피고인 측은 신 회장 증인 신청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걸로 전해졌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이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미리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증거 조사 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절차를 말한다.

아울러 이미 앞선 공판에서 이 사건의 쟁점이 거의 정리됐다는 점도 재판부가 새로운 증인을 불러 재판을 길게 끌 여지를 줄인다. 이 사건의 핵심은 FI가 안진에 의뢰한 교보생명 주식가치평가 보고서가 독립적으로 작성됐다는 여부다.

검사 측은 FI와 안진이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증거로 토대로 FI와 안진의 공모 혐의를 주장했다. FI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형사재판 비용 등을 대신 내주기로(부정청탁) 약속하고, 안진은 주식 가격을 부풀려 조작된 보고서(밸류에이션 조작 및 허위보고)를 발행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변호인 측은 FI와 안진이 보고서 내용을 논의하고, 메일을 주고받은 건 의뢰인과 회계법인 간 통상적인 업무로 가치평가 작업이 독립적으로 수행됐다고 맞서고 있다.

신 회장이 주주간 계약서를 작성한 당사자이긴 하지만 FI 임원과 회계사들의 범죄 혐의와는 무관하다는 점도 증인 채택 시 고려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에선 신 회장 증인 신청이 변호인단의 지연술이나 '망신주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어 재판부가 신 회장 증인 채택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 증인 채택 여부와 결심 공판 일정은 6차 공판 때 정해진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증인 또는 피고인 신문과 변론 종결 여부는 12일에 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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