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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 공모 전격 철회…HMM이 ‘발목’ 잡았다 대규모 CB 전환 탓 주가 급락…해운 투심에 악영향

이경주 기자공개 2021-11-03 11:44:0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상선이 IPO(기업공개) 공모를 전격 철회했다. 최근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이 흥행한지 못한 영향이다.

해운업 대장주인 HMM(에이치엠엠)의 대규모 전환사채(CB) 전환 이슈로 인한 주가 급락 사태가 SM상선 공모에 직격탄을 날렸다. 기관들이 대장주 주가불안을 이유로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할인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HMM 사태로 추가 할인 요구

SM상선은 3일 오전 IPO 철회신고서를 공시했다. 이달 1~2일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기관 참여가 저조해 원하는 공모가 달성이 힘들다고 판단한 결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8000원~2만5000원이었다. 공모액은 6091억~846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다.

HMM 주가 급락 사태가 직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올 10월 27일 종가가 2만6900원으로 전일 종가(2만9400원) 대비 8.5% 급락했다. 이달 3일 오전 11시 현재 가격도 2만6800원으로 급락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올 중순부터 불거진 주요 채권자들의 대규모 CB 전환권 행사 영향이다. 올 10월 26일 HMM 2대주주인 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2017년 매입했던 6000억원 규모 191회 사모CB를 전량 보통주(83,64만7009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올 6월엔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2016년 말 매입했던 3000억원 규모 190회 CB에 대해 역시 전량 전환권(6000만주)을 행사했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발행주식수가 3억4491만5522주인데 두 차례 전환권 행사로 직전 발행주식수의 41.65%(1억4364만7009주)에 해당하는 주식이 늘었다. 기업의 실질엔 변화가 없는데 주식 수만 대폭 늘어나면 주가는 급락할 수 밖에 없다.

HMM은 대장주로 해운업 투심에 대한 바로미터가 된다. HMM 주가가 급락한 이후 답보 상태에 있으니 SM상선도 상장 후 주가 전망이 불안정할 것이란 분석이 기관들 사이에 조성됐다.

SM상선이 밸류를 산정할 때 참고한 HMM 주가가 9월 한 달치였다는 것도 문제였다. HMM 현재 주가는 9월 보다 크게 떨어진 터라 SM상선 밸류가 적정한 것인지 혼선이 생겼다.

이에 이번 기관수요예측에서 적잖은 기관들이 베팅을 포기하거나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신청한 기관도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발행사와 주관사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철회'로 이어지게 됐다. 현재 밸류도 이미 낮기 때문에 더 낮추는 것은 부담이었다.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밸류(2조1153억원)는 올 예상 순이익이 1조원임을 감안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2배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HMM은 SM상선이 밸류 산정에 참고한 피어그룹이기도 하고 대장주”라며 “이에 최근 HMM 주가급락으로 인해 커진 해운업 투심 변동성을 SM상선 가격에 반영(할인)해 줄 것을 요구한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HMM 대주주, 잔여 CB 처리계획 분명히 해야

기관들이 HMM 영향을 심각하게 판단한 것은 아직도 잔여 CB물량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SM상선이 상장에 성공했더라도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이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2016년 자율협약에 들어간 HMM 관리를 맡은 주요 채권자들이다. CB 전환권 행사로 관리를 넘어 캐피털 게인(지분 시세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각인 시켰다. 191회 전환가액은 주당 7170원으로 당일 종가(2만9400원)의 4분의 1수준이다. 190회 전환가액은 5000원으로 더 낮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잔여 CB는 2018년 발행한 192회(4000억원), 2019년 발행한 194회(1000억원), 195회(2000억원), 196회(6600억원), 2020년 발행한 197회(7200억원) 등으로 총 2조800억원에 달한다. 전환가능주식수는 4억1600만주로 올 상반기말 기준 발행주식수(4억539만2487주)와 비숫하다.

앞으로도 물량 폭탄이 터질 수 있고 이는 증시 투자자들의 진입을 꺼리게 만든다. 앞으로도 HMM 주가가 해운업 호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HMM 기존 투자자는 물론 SM상선을 비롯해 해운 상장사 전체에 악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

이에 IB들은 HMM 채권단이 잔여 CB에 대한 처리방안을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계획을 명확히 밝히면 계획에 의해 주가가 적정수준으로 재평가 되고 불확실성 해소로 해운업종에 대한 투심도 살아날 것이란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HMM 악영향이 신규 증시입성을 방해할 정도로 악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주식 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CB이슈)이다. 산업은행이나 해진공이 잔여 CB 처리계획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이상 악영향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SM상선은 보도자료를 통해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시장 우려(HMM)가 불식되고 공모시장 수요가 회복되는 적정 시점에 재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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