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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따져보니…신한금융, 카디프손보 인수가격 '저렴' 최근 200억 증자, 할인율 적용…IFRS17 자본확충 부담도 없어

이은솔 기자공개 2021-11-04 07:46:3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시장의 관심 중 하나는 '가격'에 쏠린다. 카디프손보의 매각가는 400억원대로 오렌지라이프나 푸르덴셜생명 등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한 보험사에 비해 매우 낮다. 반면 이들처럼 우량한 고객군이나 상품 제조 능력 등은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라이선스 외에는 가치가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한지주가 카디프손보를 '싸게 샀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매각 직전 BNP파리바가 200억원을 증자한 상태였고, 자산 가치보다 할인된 금액으로 가격 협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시 추가 자본확충 부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를 공식화했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곧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인수가 완료되는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디프손보 인수설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상반됐다. 작은 회사지만 손해보험업 라이선스 취득을 위해서는 가치가 있다는 입장과, 라이선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껍데기' 뿐인 회사에 수백억원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매각이 결정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업계에서는 '싸게 샀다'는 데 의견이 몰리는 분위기다. 일단 절대적인 가격이 매우 낮고, 자산가치에 비해서도 할인된 가격으로 협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카디프손보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860억원이다.

매각 가격은 400억원대로 사실상 자산가치에서 절반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신한지주와 BNP파리바는 매각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초반에 BNP파리바 측이 제시한 금액은 이보다 높았지만,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하며 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협상에 성공했다.

심지어 카디프손보는 올해 들어서만 200억원을 증자한 상태였다. 대주주 BNP파리바는 올해 6월 50억원, 7월 150억원의 자본을 확충해줬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라이프는 유상증자에서 빠졌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자본적정성을 최적화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BNP파리바 입장에서는 예비 인수자가 증자분을 가격에 감안해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실제 매각가격을 보면 이는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어차피 인수 이후 정상화를 위해 일정 부분은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BNP파리바 측이 증자를 미리 해주면서 부담을 더는 효과가 있었다. 증자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인수가는 200억원대라고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디프손보의 또다른 강점은 자본확충 부담이 낮다는 점이다. 현재 보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다. IFRS17의 핵심은 부채의 시가평가인데, 과거 고금리 시절의 장부가로 기재돼 있는 부채를 저금리인 시가로 재평가하면 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자본도 부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카디프손보는 부채 듀레이션이 1.6년으로 매우 짧다. 상품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장기 보장성보험 등을 취급하지 않고 운전자보험이나 연장보증보험 등을 취급하는데, 운전자보험은 주로 1년 단위, 연장보증보험도 2~3년 단위로 이뤄진다.

장기 보장성 중심의 타사 부채 듀레이션은 길게는 10년 내외다. 카디프손보는 듀레이션이 짧기 때문에 IFRS17 도입 이후 시가평가를 해도 부채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자본을 추가로 부어야 할 필요도 거의 없다.

예상치 못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독특하게도 운용자산의 8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부채 듀레이션에 따라 자산 듀레이션도 짧게 맞추면서 만기가 긴 해외 채권이나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0년말 기준으로 카디프손보는 운용자산 715억원 중 562억원은 현금 및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용자산이익률은 1%대로 낮지만, 리스크도 적다는 게 장점이다. 가령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의 경우 인수 직후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관련한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 충당금을 쌓았다. 그런데 카디프손보에는 장기상품인 유가증권이나 펀드 투자분이 매우 적어 이런 대규모 손실에 대한 우려도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디프손보는 전체 운용자산 중 80%가 현금"이라며 "매우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외국계 회사의 운용 방식으로 향후 리스크도 매우 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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