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내부에서 '인크'로 불리는 이유 영문이름 'SK Inc.'에서 따와....지주회사 이미지 벗는다
조은아 기자공개 2021-11-11 07:40:0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나 한화그룹, GS그룹 등 지주회사 혹은 지주회사격 회사를 두고 있는 그룹에서 지주회사를 부르는 호칭은 대부분 비슷하다. LG그룹의 경우 ㈜엘지를 주엘지라고 부르고, 한화그룹에서도 ㈜한화를 주한화로 부른다. 지주 혹은 지주사로 부르며 아예 그룹 이름을 생략하고 부르는 곳도 있다.SK㈜는 내부에서 '인크'로 불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SK㈜의 영문이름 'SK Inc.'에서 Inc.를 한글식으로 읽으면 인크가 된다. SK㈜는 앞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영문이름 'SK Holdings Co., Ltd.'를 'SK Inc.'로 바꿨다.
Inc.는 incorporated(주식회사)의 줄임말이고 Ltd.는 limited(유한책임회사)의 줄임말이다. 둘 모두 일반적 주식회사를 뜻하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Inc.를, 영국에서는 주로 Ltd.를 쓴다. SK㈜의 투자 사례를 봤을 때 영국권보다는 미국권의 기업들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Ltd.를 Inc.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주회사를 뜻하는 'Holdings'를 과감하게 떼어내면서 눈길을 모았다. 지주회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투자 전문회사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그 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를 뜻한다. SK그룹이 지향하는 SK㈜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내부에서 다른 그룹처럼 ‘주에스케이’로 부르기보다 ‘홀딩스’라고 부르는 직원들이 많았는데 이름을 바꾼 뒤로는 인크로 부르는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분위기는 지주회사로 머물지 않겠다는 SK㈜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SK㈜는 2015년부터 기존 순수 지주회사, 사업형 지주회사가 아닌 투자형 지주회사를 표방했다. 그 뒤 최근까지 매년 1조원가량을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왔다.
올해부터는 아예 투자 전문회사를 표방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매월 1건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금액을 밝히지 않은 건까지 더하면 지금까지 1조7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월 SK E&S와 1조8000억원을 조성해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인수했고,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춘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33.6%도 268억원에 인수했다. 3월에는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4월엔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제조사인 '시그넷EV' 지분 55.5%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도 진출했으며 5월에는 전기차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사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도 4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6월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대량생산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에도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하반기 들어서도 대체 단백질 선도기업인 미국 '퍼펙트데이'에 650억원을 추가 투자했고 역시 단백질 기업인 '네이처스파인드'에도 29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조이비오 그룹과 조성한 1000억원 규모 펀드로 중국에서 대체식품 스타트업 발굴에도 나섰다.
연말부터 내년까지 그동안 투자했던 기업의 상장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잭팟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동남아의 우버로 통하는 '그랩', 이스라엘 자동차 빅데이터 기업 '오토노모', 미국의 차량공유 스타트업 '투로' 등 모빌리티 기업 3곳이 상장을 추진 중이며 솔리드에너지시스템 역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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