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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이어 수소차 '별'은 누가 [수소시대 스타 탄생]①글로벌 경쟁업체 포기 불구 현대차 진격, 믿고 가는 소재·부품업체

박상희 기자공개 2021-11-22 10:13:40

[편집자주]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전기차 소재 및 부품주가 주식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완성차 생태계 밸류체인에서 밑단에 위치하는 소재와 부품주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은건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글로벌 경쟁업체가 수소차 개발을 접은 상태에서 현대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생태계 밸류체인에서 빛을 발할 기업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가 만들어 낸 주식시장의 별(star)은 이차전지 소재주였다. 포스코케미칼, SKC(SK넥실리스 모기업)수소시대 '스타 이즈 본', 일진머티리얼즈, 에코프로비엠, 동화기업 등이 이차전지 흐름을 타고 기업가치가 무섭게 상승했다.

이차전지 소재주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에 주목했다. 넓게 보면 친환경 모빌리티 그룹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종목도 있다. 바로 수소연료전지차(FCEV, 이하 수소차) 소재 및 부품주다.

글로벌 수소차 선두주자인 현대차그룹이 2030년을 목표로 수소차를 연간 50만대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게 2018년이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 사태로 수소경제 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 비전도 힘을 받았다.

자동차 생태계 밸류체인을 감안하면 수소차 관련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가치가 재평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정의선의 현대차, 수소차 비전과 함께 간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내연기관 차량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저물 것으로 전망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팬데믹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전기차(EV) 전환’을 의미하는 반면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FCEV)를 아우른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메르세데스-벤츠를 시작으로 올 초 폭스바겐과 혼다, BMW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잇따라 수소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다른 완성차 기업과 달리 현대차는 투트랙(전기차 · 수소차) 전략을 고집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1990년대 수소차 연구개발(R&D)을 시작한 현대차(대표 모델 ‘넥쏘’)와 토요타(‘미라이’)가 양분하고 있다.
현대차 넥쏘

향후 수소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가 수소차를 포기하면서 충전 등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소차가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져갈 경우 그 파이는 오롯이 현대차와 토요타, 두 회사의 몫이다. 경쟁사들이 모두 물러선 상황에서 현대차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수소차를 포기할 수 없다.

*현대차 '넥쏘' 판매량 추이
*출처: 현대차

수소차 모델인 ‘넥쏘’의 판매량도 증가 추세에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8년 949대에 그쳤다. 2019년 4987대로 대폭 증가했고 2020년 6781대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352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5866대)과 비교하면 42.4%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넥쏘는 미국과 유럽에서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전체 판매량으로 보면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증가 추이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다만 내수와 수출(선적 기준)을 구분해서 살펴보면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판매량과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을 살펴보면 해외의 경우는 859대에서 1011대로 17.7% 증가했다. 반면 국내 판매는 같은 기간 5007대에서 7341대로, 46.6% 증가했다.

◇국내 '넥쏘'-해외 '버스·트럭' 투트랙 전략

현대차와 토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차 개발을 접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국의 수소차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전기차 대비 힘을 받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승용차인 ‘넥쏘’에 힘을 싣고 해외 시장에서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에 힘을 싣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연초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한 수소전기차 ‘2021 넥쏘’를 업그레이드 해 출시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20년 7월 현대차는 스위스로 수소 전기 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수출하면서 2025년까지 1600대 수출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 전기 트럭은 34톤급으로 190kw급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다. 넥쏘의 수소연료전지가 100kw급이다.

전기차와 트럭의 경우 수소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버스와 수소 트럭 등은 조만간 미국과 중국 쪽에서도 스위스처럼 대규모 공급 계약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40년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발표하면서 현대차는 구체적으로 수소차 판매량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는 각국의 수소차 인프라 구축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는 팬데믹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인 2018년 말 이미 수소차 관련 비전을 밝혔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8년 12월 충북 충주시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을 찾아 수소차 사업의 미래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 2030년까지 수소차 5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2018년 9월 당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그가 3개월 만에 대외적으로 밝힌 비전이 수소차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정 회장은 단순히 수소차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수소 경제’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선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란 신산업 분야에서 퍼스트무버(개척자)가 돼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

이는 수소차의 ‘심장’인 수소연료전지의 청사진과도 맞물린다. 수소연료전지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서 생산한다. 현대모비스는 1조3216억원을 투자해 수소연료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2023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수요를 수소차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2018년 발표 당시 2030년에는 수소차 50만대 이외에 20만개의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차 이외 외부 공급용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뿐 아니라 20 40년까지 주택 · 빌딩 · 공장 등 일상과 산업에서 연료전지시스템이 근간인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소 모빌리티 쇼, 중견 수소 부품업체 다수 참여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부품사와의 협력 강화 방침도 밝혔다. 2018년 발표 당시 현대차그룹은 124개 주요 수소차 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연구개발에 착수하고 2019년부터 최대 440억 원 규모의 협력사 자금 지원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개최된 수소 모빌리티 쇼에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참여했다.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기업협의체(코이라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에는 대기업 위주의 15개사만 참여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수소 생태계를 구축할 주요 업체로는 효성첨단소재(탄소섬유), 코오롱인더스트리(고분자전해질막=PEM, MEA(PEM+전극), 일진하이솔루션스(수소연료탱크), 상아프론테크(PEM), 비나텍(촉매, MEA) 등이 꼽힌다. 현대모비스의 구동모터 공장을 운영하는 경창산업과 수소분리막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눈길을 끈다.

영화테크(컨버터), 아모센스(수소압력센서), 지엠비코리아(전동식 워터펌프) 등도 대형수소화물차 부품 개발을 통해 수소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수소 관련주 주가는 2년 주기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의초기 모습과 유사하다”면서 “향후에도 주가 변동성은 높게 유지되겠으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성장 방향성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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