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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모순된 행보' 노림수는 본안소송 대응 미진, 분쟁 해결 주장과 상반돼

김경태 기자공개 2021-11-25 08:12:33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0: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대유위니아에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한앤컴퍼니와 진행하는 법정 분쟁이 빠르게 종결돼야 한다. 하지만 홍 회장은 본안 소송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앞서 진행된 가처분 소송의 비용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홍 회장이 대유위니아를 거래 상대방으로 전격 등장시켰지만 진정성에 의문 부호가 따라 붙고 있다.

24일 투자 및 법조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달 말 판결이 나온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소송'에 패소한 뒤 한앤컴퍼니 측에 아직 비용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본안소송이 아닌 가처분 소송이기 때문에 비용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홍 회장 측에서 아직 원고 측의 비용을 치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본안 소송에서의 느린 행보는 더 두드러진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올 8월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가액 2073억원 규모의 주식양도(계약이행) 소송을 제기했다.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법무법인 화우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문구: 'Enjoy the Quality 남양'의 이미지일 수 있음
하지만 상대방인 홍 회장은 본안소송에서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이달 12일 재판부에 변론기일 지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법원은 신속히 받아들였고 변론기일을 내달 2일로 정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기준 여전히 소송대리인이 어느 곳인지 법원에 밝히지 않았다.

홍 회장이 대유위니아와 조건부 약정을 체결하는 변칙 플레이에 나서면서 법조계에서는 본안소송에서도 유사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내달 2일 열리는 변론기일까지 법원에 소송대리인을 밝히지 않거나 부득이하게 변론기일을 미뤄야 한다며 재지정을 신청하는 것, 또는 변론기일에 불출석 등이 거론된다.

다만 홍 회장이 본안소송을 공전(空轉)시키는 전략을 활용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법조계에서는 홍 회장이 대유위니아와 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것 자체가 가처분 소송의 재판부 판단과 반한다고 평가한다. 가처분 소송에서 한앤컴퍼니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의 유효성이 인정된 상황에서 계약 이행을 미루는 행위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홍 회장은 그간 한앤컴퍼니와 법률적 다툼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제3자를 구해 남양유업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에 조건부 약정을 맺은 대유위니아에 남양유업을 매각하기 위해서도 한앤컴퍼니와의 법정 다툼이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다.

하지만 홍 회장이 한앤컴퍼니와 맞붙는 소송에서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유위니아를 거래 상대방으로 구한 점을 공표한 데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 대유위니아를 새로운 인수 후보자로 등장시켜 한앤컴퍼니 외에도 다른 잠재적 투자자가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알릴 수 있다. 남양유업 M&A는 올 국정감사에서도 이슈가 될 정도로 관심이 큰 사안인데 이런 민감한 상황을 무릅쓰고서라도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가 충분히 있음을 환기시키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앤컴퍼니에 요구한 선행조건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와의 거래에 외식사업부(백미당) 분할, 오너일가 임원에 대한 예우가 선행조건이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홍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채무자들이 주장하는 외식사업부 분사, 일가 임원진들에 대한 예우 등이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으로서 채권자의 확약사항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절차와 방법, 조건 등에 관한 상세한 합의가 필요해 보임에도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에는 이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들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외식사업부의 분사, 일가 임원진들에 대한 예우 등이 선행조건으로서 채권자가 이에 대해 확약할 의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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