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대경오앤티 인수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까닭은 중소업체 반발·직접 관리도 어려워…인수전 흥행도 미지수
감병근 기자공개 2021-12-01 08:13:1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30일 11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식물성유지 제조사 대경오앤티의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대형 정유사들이 인수전 참여에 신중한 모습이다. 중소기업 반발에 더해 사업 특성상 대기업 직접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 정유사들이 발을 빼면 인수전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영권 매각을 추진중인 대경오앤티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는 IMM인베스트먼트,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5곳의 재무적투자자(FI)만 이름을 올렸다.
당초 대형 정유사들은 대경오앤티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유진PE와 손을 잡은 SK에너지를 제외하면 현재 간접적으로도 인수전에 참여한 정유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던 현대오일뱅크는 인수전 참여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 정유사들이 대경오앤티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로는 기존 동종업계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꼽힌다. 대경오앤티가 영위하는 바이오디젤(HVO) 사업은 현재 중소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중소기업들은 대경오앤티를 대형 정유사가 인수해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존립이 위태로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디젤 사업 자체가 대형 정유사가 직접 관리하기 쉽지 않은 분야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디젤은 도축 부산물에서 기름을 짜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대량의 동물 내장을 수거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 환경이나 여건 등이 열악해 내국인을 구하기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 위주로 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들은 최근 정규직 비율을 높여야 하는 등의 노무 이슈를 안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대형 정유사 입장에서는 외국인 현장 노동자가 많은 대경오앤티의 인력 구조가 인수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정유사는 대경오앤티를 인수하면 임금을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내국인 노동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노무 이슈에 더해 도축 부산물 공급망이 인근 지역 중심으로 제한돼 이를 변경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도 대형 정유사들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형 정유사들이 대경오앤티에 대한 관심을 거두면 본입찰 흥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숏리스트에 선정된 FI들 중 상당수는 전략적투자자(SI)인 대형 정유사와 협력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더라도 인수에 성공하면 향후 대형 정유사의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형 정유사가 향후 투자자로 등장할 지 장담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숏리스트에 선정된 FI들 중 일부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경오앤티 본입찰은 12월 넷째주로 한 달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다.
일정을 고려하면 매각 측은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초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경오앤티 예상 매각가는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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