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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대부' 배재규, 한국운용 대표로 간다 삼성운용 ETF 키운 장본인...김남구 회장 구애, 앞서 옮긴 서정두 전무 인연

김시목 기자공개 2021-12-10 07:43:5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상장지수펀드)시장의 대부가 회사를 떠난다. 국내 최초로 ETF 상품을 선보인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이 경쟁사로 적을 옮긴다.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앞선 실무진 이탈에 이어 핵심 수뇌부마저 이탈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경쟁사와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ETF 시장 맹주로서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변화를 통한 재도약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성과부진 등을 이유로 수뇌부 쇄신을 준비한다는 얘기도 계속 흘러나왔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CIO)은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적을 옮긴다. 체질개선에 목말랐던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구애와 삼성자산운용 출신 서정두 전무의 인연 등으로 20년여 만에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ETF 최강자로 군림한 삼성자산운용 직원들 입장에서는 적잖은 동요가 예상된다. 미래전략실 출신의 심종극 대표(1962년생)가 조직을 이끌면서 배 부사장(1961년생)의 입지가 애매했지만 20년간 몸담은 하우스나 시장 내 영향력은 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 부사장은 국내 ETF 시장의 산증인이자 상징적 인물이다. 2002년 국내에 ETF를 최초 도입했고 2009년 인버스ETF와 2010년 레버리지 ETF 등 대부분 간판 상품에 대한 출시를 모두 이끌었다. ETF부문 김두남 본부장, 김승욱 본부장 등 후배 양성에도 일조했다.

삼성자산운용 실무진들 입장에서는 하우스 대부이자 어른이란 큰 구심점을 잃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크다. 한국투자신탁 등 ETF 시장 '잠룡'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배 부사장 이직 후 삼성자산운용 대상 인력 영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부 이탈은 급변하는 ETF 시장 흐름을 감안해도 우려가 크다. 올해 상품별로 속속 최저수수료 도입, 핵심 인력 영입전이 벌어진 이후에는 운용사 간 ETF 전략에도 디테일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액티브ETF 시장 확대 등 각축전은 전방위적으로 격화될 조짐이다.

물론 배 부사장의 이탈이 단시간에 하우스 ETF 경쟁력을 크게 퇴보시킬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미 시장 변화에 맞게 유연한 전략과 함께 ETF 실무진 라인업도 탄탄하게 꾸렸다. 기본적으로 내부 본부장급 인력과 휘하 실무진 등 맨파워도 출중하다.

이미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경쟁사들의 인재 영입 대상 1호 하우스로 시니어뿐만 아니라 젊고 유능한 매니저 이탈이 잦았다. 인력 수급과 조직개편을 통해 실무진을 보강하고 ETF운용본부, ETF컨설팅본부, 퀀트운용본부, 전략상품본부 등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내부 인력 등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외부 인력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NH투자증권에서 인덱스사업을 주도하던 핵심 인물인 최창규 본부장을 영입한 것은 물론 한화자산운용에서 ETF 운용으로 이름을 알린 젊고 유능한 매니저들을 데려왔다.

일부에서는 배 부사장이 이미 이직 혹은 교체설이 돌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TF 시장 점유율 50% 이상이라는 전대미문 최강자 역할을 해오다 경쟁사들의 맹추격으로 40%대 중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성과 부진을 비롯 심 대표와의 관계 등도 거론됐다.

업계 관계자는 “퇴사가 어떻게 결정됐는지도 중요하지만 배 전 부사장 이후 삼성자산운용의 전략과 성과가 더 중요할 것”이라며 “나름 인적쇄신에 가까운 삼성자산운용 결정이지만 ETF 비즈니스 성과, 인력 변화 등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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