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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QD 13조 베팅에도 투자부담 최소화 [CAPEX 톺아보기]②기존 LCD 라인 개조·전환해 지출 절감, 2017년 이후 매해 2~3조 수준

원충희 기자공개 2021-12-21 07:06:35

[편집자주]

기업은 미래의 이윤 창출과 가치 취득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한다. 시설과 장비를 구입하고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쓴다. 이를 위해 유·무형자산 취득에 들인 돈이 '자본적지출(CAPEX)'이다. CAPEX를 분석하면 회사의 미래 사업방향과 성장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더벨은 기업의 CAPEX 분석을 통해 이들이 지난 온 길과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부터 총 13조원을 들여 차세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투자에 나섰다. 디스플레이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대형 OLED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다만 기존 생산라인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시설투자 규모 자체는 대폭 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설비 구입과 보수, 유지 등에 들인 자본적지출(CAPEX)은 연 2조~3조원 수준이다. 많아도 4조원 안팎이다. 디스플레이는 24시간 쉼 없이 생산라인이 돌아가는 반도체와 제조공정이 비슷하다. 그러나 20조~30조원씩 투입되는 반도체에 비하면 같은 부품사업(DS부문)에 속해 있음에도 시설투자 규모가 작은 편이다.

◇JY 의지 담긴 QD-OLED 양산단계 진입

이런 삼성디스플레이가 2019년 10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6년간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지금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한 뒤 발표된 조치다. 2025년까지 시설에 10조원, 연구개발(R&D)에 3조1000억원을 쓰겠다는 복안이었다.

기존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였던 LCD가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리면서 차세대 제품인 OLED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했다. 아울러 업계에서 삼성은 중소형, LG는 대형이란 공식이 생길 만큼 삼성은 중소형 OLED 사업에 강하지만 대형 OLED에는 경쟁사 LG디스플레이에 시장을 넘겨주고 있었다. QD는 대형 OLED 시장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CAPEX 규모는 생각보다 늘지 않았다. 지난해 3조8895억원, 올 3분기 말까지 2조724억원으로 예년 수준과 별 다르지 않다. 생산라인을 신설하기보다 기존 LCD 라인을 QD OLED로 전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생산라인 개조와 노광장치 등 일부 설비를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시설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지출규모가 2016~2017년 수준으로 크진 않았다.

공들이던 QD-OLED가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는 일단락된 상태다. 아산사업장 라인에서 월 3만장 가량의 패널이 생산될 예정이다. 55·65인치 TV 패널과 34인치 모니터용 패널을 90만~100만대 정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폴더블폰 흥행 등 중소형 OLED 수요 증가에 대비해 3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적인 CAPEX 계획에 이목이 쏠린다.

◇CAPEX 최대 시점은 2017년 애플 전용라인 구축 때

삼성디스플레이의 CAPEX가 가장 많았던 시점은 2016~2017년이다. 2015년 만해도 4조7294억원이었던 시설투자 규모가 이듬해 9조8313억원으로 두 배가량 뛰더니 2017년에는 13조5456억원으로 폭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를 맞아 중소형 OLED 생산라인(A3~A4 공장)을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를 집행했다"며 "그 이후로는 유지·보수하는 정도로 유의미한 시설확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때 투자는 판매실적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생각지 못한 이익을 안겨줬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아이폰X(텐)' 모델에 들어갈 중소형 OLED 패널 제조를 위해 애플과 공급계약을 맺고 충남 아산사업장 A3 공장에 애플 전용라인을 구축했다.

통상 애플은 이 같은 계약을 맺을 때 증설을 위한 투자도 같이 진행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자비로 10조원 가량을 썼다. 대신 애플로부터 최소 생산량을 보장하지 못하면 위약금을 받는 조항을 계약에 걸었다. 이후 애플이 계약을 준수하지 못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간 수천억~1조원 안팎의 보상금을 받아 일회성이익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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