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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부회장 전성시대', 다른 길 택한 현대차그룹 5대그룹 중 유일하게 부회장 승진자 없어, 정의선 회장 단독 리더십 강화 '초점'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21 16:35:4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0: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재계 연말 인사의 키워드 중 하나는 '부회장'이다. 이례적으로 주요 그룹에서 부회장 승진 바람이 불었다. 삼성 3명을 비롯해 SK와 LG, 롯데, 현대중공업 등에서 모두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재계에 '부회장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반대방향을 선택했다. 5대그룹 중 유일하게 부회장 승진자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부회장의 퇴임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정의선 회장의 단독 리더십 강화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7일 오전 2021년도 연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재계 주요 그룹 중 제일 마지막이었다. 막판까지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건 부회장단 구성 여부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후 사실상 부회장단을 없앴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한때 'MK사단'으로 불리며 10명을 넘기기도 했던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올 3월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올해 부활 여부에 관심이 쏠린 건 정 회장 체제가 충분히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확실한 원톱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믿을맨'들로 부회장단을 꾸리기 시작할 수 있단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자동차업계 내에선 한동안 특정 사장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신임 부회장은 없었다. 오히려 기존에 노무를 총괄하던 윤여철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며 부회장단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결과적으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그룹의 유일한 부회장으로 남았다. 사실 윤 부회장과 정 부회장 모두 특수성이 강해 기존 부회장들과는 성격이 다른, 예외로 여겨져왔다.

올해 삼성과 SK 등 주요 그룹들이 부회장 승진자를 빠짐없이 배출한 걸 두고 사업다각화 등 미래 경쟁력 강화와 연관짓는 해석이 많다. 기업들의 사업영역이 점점 넓어져 오너가 모두 총괄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이유다. 이에 대한 고민이 각 부회장들에게 힘을 실어줘 부문을 나눠 맡기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기업 입장에서 급변하는 시대에 적시 대응하려면 전문성과 결단력을 갖춘 최고경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사업다각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앞으로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하는 숙제다. 각 사업을 전담해 책임질, 무게감 있는 CEO의 필요성이 점점 커질 거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현대차 역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각종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사업영역 확대에 열심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부회장단 구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중간에 '2인자'를 두기보단 본인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도록 하는 게 리더십 강화와 사업 드라이브에 보탬이 될 걸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을 때부터 주요 사업과 재무, 전략 등을 직접 챙겨왔다. 굳이 밑에 '2인자'를 두지 않아도 직접 업무를 살피는데 익숙하다는 의미다. 젊은 총수로서 일반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착시켜가고 있는 과정에서 다소 보수적 색채가 강한 부회장단을 굳이 두려할 이유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에는 사장 승진자도 없었다. 당분간은 지난해 인사에서 진용을 완성한 사장단 만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걸로 보인다. 작년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정재욱 현대위아 사장 등이 승진자 명단에 올랐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통상 사장 이상에 대해선 수시인사를 실시하고 있어 언제든 추가 인사가 뒤따를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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