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人사이드]하나은행, CRO 8년만의 교체…김주성 부행장 '중책'은행·지주·카드 두루 관리한 '리스크통'…인사이트 출중, 모델 설계 전문가
김현정 기자공개 2021-12-30 08:42:1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가 8년 만에 바뀌었다. 김주성 부행장(사진)이 주인공이다. 은행과 지주, 카드를 오가며 리스크관리 업무만 20년 넘게 맡아온 리스크 전문가로 꼽힌다. 내년 위드코로나 시대 진입과 동시에 금리 상승기를 맞아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이 강조되는 만큼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하나은행은 27일 임원인사를 통해 김주성 하나카드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황효상 전 부행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지주 CRO(그룹리스크총괄)까지 겸직할 예정이다.
1966년생인 김 부행장은 성동고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밟았다. 김 부행장은 하나금융 내 손꼽히는 기업금융 및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후 영업점과 기업금융부에서 행원 시절을 보냈다. 1999년 6월 신용관리팀 심사역을 시작으로 리스크관리 업무에 발을 들였다.
2008년 은행 기업금융리스크관리실 팀장을 맡았으며 2011년 SK센터지점 기업금융전담역(RM)으로 일한 뒤 2012년 다시 본사로 돌아와 하나은행 신용리스크관리부장을 역임했다. 2014년 지주로 건너가 한동안 리스크관리팀장으로 일했으며 2019년 1월 하나카드로 이동해 3년 간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역임하다 이번에 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됐다.
김 부행장이 은행과 지주 CRO를 맡으면서 하나금융은 8년 만에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가 바뀌게 됐다. 2014년 하나은행과 외화은행 통합 때부터 줄곧 황 부행장이 하나은행의 리스크관리 업무를 총괄해왔다. 그간 합병은행의 리스크관리 시스템 일원화 및 안정화 작업에 이어 리스크거버넌스 체계 수립, 팬데믹 사태 대응 등 하나은행 리스크관리 역사의 한 페이지가 지나갔다.
자리를 물려받은 김 부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내년 코로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리스크관리 임무가 더욱 막중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22년 은행권은 코로나19 이후 거시·금융환경의 변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 급변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으로 커다란 경영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관리와 기업금융서비스가 새 활로로 모색되는 만큼 전 시중은행들 모두 추후 자산성장이 이에 발맞춰 진행될 전망이다.
급변하는 경영전략에 한 발 앞서 리스크 관리를 하려면 폭넓은 지식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특히 내년 코로나19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재리스크를 점진적으로 완화시키는 대책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 김 부행장은 이런 복잡한 은행 경영환경에 적절한 리스크 관리 대비책을 마련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김 부행장이 기업금융 리스크 쪽에 밝다는 점도 CRO 선임 배경에 한 몫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팬데믹 사태를 맞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금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대출을 많이 늘렸다. 올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기업대출금 증가율은 7.6% 정도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가계대출은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내년 역시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든 시중은행들에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로 선제적 대비를 시작했다.
김 부행장은 리스크 모델 설계에 능한 전문가로도 평가된다. 하나카드에서도 지주가 쓰는 선진기법을 활용해 리스크관리 지표를 크게 개선한 바 있다. 현재 하나은행은 바젤Ⅲ 신용리스크 도입 후 운영·시장리스크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인데 김 부행장이 해당 과제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태 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유명한 ‘영업통’으로 꼽히지만 경영활동을 펼칠 때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전략 수립 시 리스크부서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 리스크부서가 펼치고자 하는 일들을 전폭 지지한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카드 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 부행장을 바로 ‘부행장’으로 선임한 것 역시 리스크관리그룹의 위상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행내 임원 가운데 최고 직위를 부여함으로써 해당 그룹에 힘을 실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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