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연초 주요 그룹 인사에서 3040세대 약진이 두드러진다. IT(정보기술)업계에선 40대 CEO(최고경영자)도 줄줄이 등장했다. 기업마다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중견기업으로 내려오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오너 2세, 3세 주자로 활약하는 3040 임원들이 돋보인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샐러리맨 못지않은 고충을 안고 있다. 형제자매 사이 보이지 않는 경쟁은 다반사다. 아버지의 불호령에 주말에도 업무를 놓지 못한다는 경영수업 후일담도 종종 접한다.
의류·핸드백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인 코스피 상장사 제이에스코퍼레이션도 창업주인 홍재성 회장 장남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만 39살인 홍종훈 부사장이다. 홍 회장은 홍 부사장을 만 21살인 2004년부터 등기임원으로 불러들였다. 조기교육으로 후계자를 양성한 셈이다.
홍 부사장은 공백 없이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이사로 재직하며 2009년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사 학위도 취득했다. 2010년에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SDI 미국법인 원가관리부에서 일하며 제이에스퍼레이션 등기임원을 겸직했다.
사내이사에 복귀한 건 2013년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주요 바이어인 미국 게스 핸드백으로 파견을 나갔다. 이후 영업총괄 임원으로 거래처 발굴과 수주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홍 부사장의 경력은 화려하지만 이를 설명해 줄 히스토리는 빈약하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에 문의해도 속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재무관리와 상품 개발을 두루 경험했다고 짐작만 할 뿐이다.
홍 부사장과 달리 홍 회장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홍 회장이 걸어온 길이 곧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역사다. 창업주로 산전수전을 겪고서 일궈낸 기업이기 때문이다.
홍 부사장은 히스토리를 스스로 채워야 한다. 시기순으로 나열된 경력이 담아내지 못하는 전문성을 드러낼 스토리를 들려줘야 한다. 부친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고 인정받는 정공법이다.
리더십은 회계 장부로 측정할 수 없는 무형자산이다. 경영권과 지분처럼 한순간에 물려받을 수도 없다. 설령 리더십이 공고하더라도 시장과 소통하지 않으면 외부에선 알 도리가 없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2020년 의류 OEM 업체 약진통상을 품고 자산총계 5490억원(연결 기준) 규모 중견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제는 겸손의 미덕을 내려놓아도 괜찮다. 장차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을 이끌어갈 차기 주자의 히스토리를 빈칸으로 남겨두는 건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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