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한화생명, 국내 보험사 후순위채 '물꼬' 텄다4년만에 한국물 복귀전…최종 7.5억달러 발행
김지원 기자공개 2022-02-03 07:38:5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극심한 변동성 장에서도 7.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 보험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미국발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이슈까지 더해져 북빌딩 당일 우려도 있었으나 목표했던 모집액을 모두 채우며 4년 만의 한국물 복귀전을 무사히 치렀다.
◇긴축 우려에도 11억달러 주문…금리도 선방
한화생명은 지난 24일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화 후순위채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하고 북빌딩(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이번 딜은 글로벌본드(RegS/144a) 형태로 이뤄졌다. 만기는 10년, 발행사에게는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부여됐다. 이니셜 가이던스(IPG·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 대비 20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북빌딩 결과 총 82개 기관이 11억달러 규모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 70%에 가까운 주문이 들어왔다. 한화생명은 발행 규모를 7.5억달러로 확정했고 금리는 3.379%로 결정했다. 파이널가이던스는 T+185bp로 IPG 대비 15bp 절감했다.
올해 초부터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고조돼 북빌딩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북빌딩 당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긴축 정책이 본격화된 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세가 이어져 시장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됐다.
북빌딩 당일 S&P500지수의 장중 하락률이 3.99%에 달한데다 나스닥지수도 한때 최대 4.9%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고조됐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후순위채 투심은 일반적으로 선순위채에 비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목표액을 모두 채운 것만으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국내 2위의 생명 보험사라는 안정적인 신용도와 후순위채 특성상 높게 형성된 스프레드 덕분에 북빌딩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투심이 얼어붙은 탓에 올해 한국물 발행사들이 북빌딩 과정에서 분투하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IPG 제시 이후 북빌딩이 빠르게 이루어지면 중간에 RPG(수정 제시 가이던스) 발표 이후 FPG(최종 제시 가이던스)가 나온다. 올해는 연초부터 투심을 위축시키는 이슈가 잇달아 발생하며 주문이 쌓이는 속도가 예전에 비해 다소 느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IPG 제시 이후 북빌딩 중간에 RPG 발표 없이 FPG가 확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발행사 가운데에서는 절감한 금리가 가장 낮다.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물 발행에 나섰던 현대캐피탈, 신한카드는 각각 IPG 대비 28bp, 30bp를 절감했다.
◇국내 보험사 한국물 '물꼬' 텄다
한화생명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17년 교보생명이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외화채로 조달에 성공한 이후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이 한국물 시장을 찾는 것은 4년 만이다. 2018년 4월 10억달러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미·중 무역 분쟁, 시리아 공습 등 투심을 위축시킬 만한 요소가 많았음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북빌딩에서 15억달러 규모의 주문을 받고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30bp 축소된 수준에서 금리를 확정했다.
한화생명이 4년 만의 한국물 복귀전에서 보험사 외화 후순위채의 물꼬를 트는 데 성공하며 다른 보험사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보생명도 5년 만의 한국물 복귀전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중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으로 5억달러 이상을 마련하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는 단계로 파악된다.
다만 연내 미국이 최대 7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존재해 한화생명의 이번 후순위채만큼의 수요와 금리 수준으로 발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생명은 무디스와 S&P로부터 'Baa1', 'A-'등급을 부여받았다. 후순위채 특성상 기존 등급 대비 한 노치에서 두 노치 낮은 등급을 부여받았다.
한편 이번 딜은 JP모간,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스탠다드차타드, 한화투자증권이 주관을 담당했다. 국내증권사로는 한화투자증권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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