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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유통가 '개발자 모시기'의 이면

방글아 기자공개 2022-02-07 07:46:3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발자 모시기 경쟁 앞에서 도메인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유통가도 예외는 아니다. 이커머스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면서 고액연봉과 스톡옵션, 사이닝 보너스까지 파격 조건을 내건 인재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SSG닷컴의 경우 개발 인력을 위해 본사 강남 이전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보였다.

일차적 반응은 좋지만 안팎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작년 대규모 공채에 이어 수시로 진행 중인 채용에 수많은 지원자가 꾸준히 이력서를 내밀고 있지만 풍요 속 빈곤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이커머스 역량 강화를 도출해낼 고급 개발자 채용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주요 원인으로는 업무 환경을 바라보는 양쪽의 온도차가 꼽힌다. MD와 마케팅 등 비개발 부서가 핵심인 유통업체에서 겪을 각종 고충이 눈에 선하다는 게 알만한 고급 개발자들의 주된 반응이다. 빠른 주기로 업데이트 되는 기술 스택에 맞춰나갈 환경이 제공되지 않을 거란 우려가 대표적이다.

물리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타임라인을 두고 과제를 지시하는 경우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서비스 기획 등 주요 보직 담당자의 개발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발생할 수 있는 단순 헤프닝이지만 반복될 경우 소프트웨어 역량을 중요시 않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심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사례가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며 고급 개발자에게 유통업체는 오래 머물수록 소위 물경력이 길어질 수 있는 2부 리그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요 게임사 등 전통 IT 업계에서 습득한 실력을 '쓰는 곳'이지 쌓아가며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도메인 장벽이 허물어진 개발자 유치전은 단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한발 앞선 IT 공룡들의 경우 유통채널로서 빠르게 세를 넓히면서 비개발 부서 채용에도 일정 수준의 개발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 인력이 될 개발자들과 제대로 손발을 맞추기 위해선 관련 이해도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유통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소 주요 임원들만큼은 IT 개발 관련 2차 교육 등을 통해 이해도를 증진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또 비개발부서 위주로 돌아가는 기업문화를 최소 이커머스 조직 운영에서만큼은 내려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IT 공룡들은 개발 인력의 블랙홀로 온라인 유통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이커머스 역량이 유통업계 순위를 가를 주요 가늠자가 되면서다. 유통업계의 개발자 모시기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역량 강화를 이끌 인력들과 온도차 좁히기가 본질적 과제다. 쇄신을 통해 탄생할 유통가 주도의 재기발랄한 이커머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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