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3세들 출자 '초록마을', 이유있는 고가 매각 고수 'EBITDA 멀티플 18배' 1000억이 마지노선, 승계 재원 활용 관측
감병근 기자공개 2022-02-11 08:10:30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0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가 인수를 추진 중인 유기농 신선식품 유통업체 초록마을의 적정 거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예상 매각가로 거론되는 1000억원이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 몸값으로 너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매각 측 눈높이를 고려하면 이보다 낮은 가격에 딜이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바로고는 초록마을을 인수하기 위해 기업실사 등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에도 투자금을 초록마을 인수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는 1000억원 가량을 초록마을 인수금액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록마을은 2020년 별도기준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5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 10억원 등을 고려하면 1000억원이라는 가격에는 EBITDA 멀티플 18.3배 가량이 적용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커머스 업체가 크게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최근 M&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이뤄진 미니스톱 매각만 하더라도 2020년 기록한 EBITDA 662억원의 5배 수준인 3133억원으로 인수금액이 결정되기도 했다.
바로고는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시장 평가보다 높은 가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000억원이 매각 측인 대상그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의 마지노선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8월 초록마을을 매물로 내놓았을 때 대상그룹은 매각가로 2000억원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초록마을은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49.1%)에 이어 오너 3세인 임세령 부회장(30.17%), 임상민 전무(20.25%)가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는 대상홀딩스를 제외하면 초록마을에만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매각 대금은 그룹 승계 자금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매각가가 1000억원을 밑돌 경우 대상그룹이 매각을 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로고는 배달 대행업계에서 공격적인 투자 의지가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지난해에는 시장을 함께 과점하고 있는 ‘생각대로’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록마을을 인수하면 온라인과 배송에 약하다는 단점을 단번에 보강하며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로고는 배달 대행업계를 넘어서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한 곳”이라며 “초록마을에 시장 평가보다 높은 가격을 베팅하는 것도 인수에 성공할 경우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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