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리포트]'선택과 집중' 동국제강, 호황 속 '컬러강판' 드라이브①구조조정 8년만에 '역대급' 수익성 회복, 중장기 목표 '컬러비전 2030' 주목
김서영 기자공개 2022-02-14 07:43:2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1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후판사업 비중이 높았던 동국제강은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와 더불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철강업황이 급격하게 나빠지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제적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지목된 후판사업을 줄여나갔다.동국제강의 선택은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인 '컬러강판' 사업이었다. 당시 컬러강판 사업은 동국제강에 모험과 같았다. 단일제품 대량생산이라는 전통 철강업 사업구조를 완전히 뒤집어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선택과 집중이 빛을 발했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 2010년대 들어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화위복'된 선제적 구조조정, 후판 비중 축소 '통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동국제강은 작지만 강한 철강기업이었다. 2008년 연결 기준 매출액 8조4479억원, 영업이익 37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1%로 사상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3년간 매출액은 7조~9조원 수준을 유지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결국 동국제강은 2014년 사업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집도에 나섰다. 이는 철강업 불황이 심화했던 2019년 2월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제철보다 약 5년가량 속도가 빨랐던 것이다. 가장 먼저 비핵심 자산을 처분했다. 2015년 페럼타워를 약 4200억원에, 유가증권은 1017억원에 매각했다.
사업 구조조정 핵심은 후판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컬러강판 비중은 높였다. 후판 2공장 가동을 중단, 이를 매각했다. 2015년 냉연 강판 제조업체인 유니온스틸과 흡수합병을 추진했다. 유니온스틸은 동국제강의 종속기업으로 포스코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도금강판, 컬러강판 포트폴리오를 품게 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2014년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후판사업 비중을 기존 50%에서 10% 내외로 큰 폭으로 낮췄다"며 "반대로 봉형강과 철근 비중은 50%, 컬러강판 비중은 20% 이상으로 끌어올려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 '효자 상품' 컬러강판, 기업 '비전'으로 자리매김
그 결과 다른 철강업체보다 호황기 단맛을 일찍 맛보게 됐다. 동국제강은 2012년과 2014년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구조조정에 돌입했던 2014년 매출액은 6조685억원, 영업손익은 -204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듬해부터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3.4%, 2016년 5.1%로 뛰었다. 2016년을 기점으로 5년간 수익성 곡선이 가파르게 우하향했던 다른 철강기업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철강업체들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2020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5.7%까지 뛰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구조조정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2403억원으로 전년보다 39.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03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무려 172.3% 늘었다. 이는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호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컬러강판 사업부였다. 컬러강판은 냉연이나 후판 제품을 재압연해 색을 입혀 만드는 하이엔드(High-end) 제품이다. 건설이나 가전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통해 맞춤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1월 동국제강은 'DK 컬러비전 2030'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컬러강판 매출 비중을 현재 20%에서 30%까지 성장시킨다는 중장기 목표를 의미한다. 장 부회장은 "2030년까지 컬러강판과 관련 매출 2조원, 100만톤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최대 컬러강판 생산기업인 동국제강은 시장 점유율이 3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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