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인하우스, 롱숏 뚝심 통했다…최대펀드 완판 500억 규모로 결성…레포 중심서 라인업 균형
양정우 기자공개 2022-02-16 08:11:27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 인하우스 헤지펀드가 주식형 롱숏(Long/Short) 전문 하우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채권형 레포펀드(Repo)가 전공인 운용사였지만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라인업 확대 전략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15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인하우스 헤지펀드(사모펀드운용부)는 최근 'E-롱숏 일반사모투자신탁(이하 E-롱숏)'을 50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그간 내놓은 주식형 롱숏 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E-롱숏은 과거 교보증권에서 선보인 롱숏 펀드와 운용 전략이 동일하다. 유니버스 타깃은 '그로쓰(Growth·성장)' 스타일로 꼽히는 중소형 주식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등 '핫' 섹터는 물론 다양한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
롱숏 전략은 크게 펀더멘털 롱숏(Fundamental Long/Short)과 페어 트레이딩(Pairs Trading)으로 나뉜다. 펀더멘탈 롱숏은 향후 기업가치가 상승할 종목에 롱 포지션을 갖추고 역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할 종목에 숏 포지션(공매도)을 취한다. 숏 포지션이 단순히 매수 익스포저의 하락에 대비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 수익 실현의 카드로 활용된다.
페어 트레이딩의 경우 종목 간 통계적 관계를 분석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종목은 숏 포지션, 저평가된 종목은 롱 포지션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두 종목의 상관관계가 높아야 하는 만큼 동일한 섹터나 유사한 업종 내 주식을 선택하는 게 특징이다. 섹터의 상승 방향성뿐 아니라 평균 회귀(Mean-reversion)의 속성으로 수익을 이끌어 낸다.
E-롱숏은 이들 전략 중 특정 스타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매크로(거시경제) 시황과 국내 산업 사이클, 기업별 이벤트에 대응해 펀더멘털 롱숏, 페어 트레이딩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에서 숏 포지션을 주로 헤지(hedge) 장치로만 쓰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근래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치솟고 있다. 연초를 전후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몇 차례나 급락을 겪기도 했다. 교보증권은 일단 롱숏 펀드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으로 시황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롱 포지션을 줄이는 동시에 유동성 자산의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그나마 매수 포지션 차원에서 주시하고 있는 업종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테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 음식료 등 주요 섹터에 다시 온기가 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 테마에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주요 국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인 만큼 증시 자체가 하향 압박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로 유명한 교보증권은 근래 들어 주식형 펀드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간 레포펀드를 중심으로 사세를 확대해 왔으나 라인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 그 결과 '교보증권 Royal-Class 공모주 제1호'와 '교보증권 K-뉴딜플러스 IPO 제1호' 등 공모주펀드를 비롯해 롱숏 펀드를 하나둘씩 조성하기 시작했다.
WM업계 관계자는 "그간 100억~200억원 수준의 롱숏 펀드를 운용하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나갔다"며 "E-롱숏을 500억원 규모로 론칭할 수 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형 펀드는 볼륨이 수천억원 대에 이르지만 아무래도 실속이 크지 않아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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