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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매각' 여천NCC 회사채, 주관사단이 모두 떠안는다 2000억 규모 총액인수 계약, 밴드 최상단 금리로 인수…NH·KB·한국 각각 400억씩 부담

남준우 기자공개 2022-02-16 07:13:40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천NCC가 총액인수 계약 덕분에 공모채 전량 미매각에도 차환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딜에 참여한 주관사단이 미매각 물량을 모두 떠안키로 했다. 수수료율도 낮은 편이라 IB업계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전량 미매각이 난 2000억원 규모의 74회 공모채에 대한 추가 청약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로써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여천NCC의 미매각 물량을 모두 떠안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전량 미매각이 난 점을 감안하면 추가 청약은 100% 힘들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총액인수 계약에 따라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모집액 물량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천NCC는 14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3년물 1200억원, 5년물 8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모집에 나섰다. 다만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NCC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참여를 거부했다. 이 사고로 수요예측 당일 여천NCC는 제3공장 가동을 전면 중지시켰다.

광주노동청은 14일 중대산업재해 수사 담당 근로감독관과 디지털포렌식 근로감독관 등 35명을 투입했다. 여천NCC 관계자들의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증거 확보에 나선다. 관련 혐의가 입증된다면 여천NCC는 국내 석유화학회사 가운데서는 최초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모집액을 모두 떠안게 됐다. 3년물(74-1회차)의 경우 NH투자증권이 250억원,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300억원씩 인수한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한화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200억원, 150억원의 물량을 떠안는다.

5년물(74-2회차)는 NH투자증권 150억원,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00억원씩 떠안는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는 100억원씩,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DB금융투자는 50억원씩이다.

발행 금리는 3·5년물 모두 밴드 최상단에서 확정된다. 여천NCC는 금번 공모채 가산금리밴드를 개별민평 수익률 대비 3년물은 '-30~+30bp', 5년물은 '-30~+50bp'로 제시했다. 국내 4대 채권평가사에 따르면 14일 기준 여천NCC 회사채 금리는 3년물 3.027%, 5년물 3.181%다. 이를 감안하면 74회차 공모채 발행 금리는 3년물 약 3.3%, 5년물 약 3.7%다.

대형 악재에도 총액인수 계약 덕분에 여천NCC는 차환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총액인수 계약은 인수기관이 매출할 목적으로 주식이나 채권 전액을 자기 명의로 매입함으로써 발행 위험을 부담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다만 이번 딜에 참여한 IB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폭발사고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 일정을 무리하게 진행하며 증권사에게 부담을 떠안겼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여천NCC가 발행 철회 신고서를 제출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의견도 있다. 여천NCC 관계자에 따르면 수요예측 당일 오전 중에는 일부 참여한 곳이 있었으나 오후 쯤부터 갑작스럽게 취소 주문이 몰렸다.

다만 오전에 들어온 주문도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다. 여천NCC는 폭발 사고에 대한 보도가 시작된 당일인 11일 17시 09분경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통상적인 관례대로라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어야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전에 일부 주문이 들어오긴 했으나 모집액과 비교하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었고 대형 악재가 있었던 만큼 철회신고서를 제출해서 주관사의 편의를 봐줬을 법도 한대 그렇지 않아 의아했다"고 밝혔다.

대형 악재를 논외로 하더라도 최근 A급 회사채 투심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율도 낮은 편이다. 여천NCC는 이번 공모채 수수료율을 3·5년물 모두 23bp로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여천NCC는 4억6000만원의 비용으로 2000억원을 갚는 셈이다.

이번 딜에 참여했던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수단을 넓혀 리스크를 나눴다 할지언정 총액인수 계약 때문에 물량도 다 떠안는 마당에 수수료도 낮은 편이라 증권사 입장에서는 밑바닥이 어딘지도 모르게 망해버린 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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