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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산업, 주주제안으로 대표이사 선임 '이상 기류' 이홍중 회장 등 선임안 '주총 표 대결' 예고, 일상적 절차와 다른 양상

성상우 기자공개 2022-02-21 13:28:02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지역 기반 상장 건설사인 화성산업이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두고 이전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이홍중 회장이 일반적인 이사회 추천 절차가 아닌 주주제안을 통해 재선임 이사 후보로 추천됐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옛 사례들처럼 화성산업도 내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두고 친인척간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다음달 25일 정기 주총을 열고 이사회가 아닌 주주제안을 통해 올라온 이사 선임 안건을 포함한 3개의 의안을 다룰 예정이다. 주주가 제안한 이사 후보는 총 4명으로 이 중 한명은 현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인 이홍중 회장이다.

이 회장은 창업주(故이윤석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최대주주인 이인중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현재 화성산업은 이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아들인 이종원 사장과 이 회장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이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3월까지로 잡혀 있었다.

이외에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선임 후보로 오른 나머지 3명은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다. 현 건축본부장으로 재직 중인 심명용 상무가 사내이사로 추천됐고, 박정호 대구광역시 감사청구심의회 위원장과 김창권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부회장이 사외이사 추천 명단에 올랐다.

이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추천안이 주주제안으로 올라왔다는 건 이사회에서 그를 재선임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통상 상장사는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추천 후보 명단을 확정한 뒤 주총에 이사선임 안건으로 올린다는 내용을 정관에 규정해놓고 있다. 화성산업도 마찬가지다.

어떤 주주가 이번 안건을 낸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주주제안은 이번이 처음이며, 어느 주주의 주주제안인지 밝히기 곤란하다"면서 "민감한 상황이라 자세한 설명이 어렵고 추후 공시 등을 통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법상 상장사는 1% 이상, 비상장사는 3% 이상 지분을 가진 자는 특정 사항을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올려줄 것을 이사회에 제안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해 3분기 기준 5.2% 지분을 보유한 이 회장이 자신을 직접 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냈을 수 있다. 오너 일가 중 다른 지분 보유자나 기타 지분 보유자들이 연합으로 주주제안을 냈을 가능성도 있다.


화성산업은 그동안 형제 경영이 잘 이뤄져왔던 곳이다. 2018년까지 창업주의 장남(이인중 명예회장)과 차남(이홍중 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두 사람이 각각 대표이사 회장, 대표이사 사장을 나눠 맡아왔다. 이 명예회장은 2019년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아들(이종원 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이때부터 숙부와 조카의 공동 경영 체제가 형성됐다.

개인별 지분율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최대주주인 이 명예회장이 9.34% 지분을 보유 중이며 이종원 사장이 5.31%로 2대주주다. 이홍중 회장은 5.2% 지분을 보유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묶여있는 특별관계자들의 지분율 총합은 41.36%다. 특별관계자 이외에 5% 이상 주주는 없다.

특별관계자 포함 최대주주 지분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이 지분을 친인척과 임원 수십명이 나눠갖고 있다는 점은 지배구조의 취약점으로 거론된다. 친인척 25명이 나눠갖고 있는 지분이 27%이며 나머지 13%는 계열사 법인 및 기타 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지분이 지나치게 많은 인원에게 분산돼 있어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이사들이 주총에서 모두 선임되면 이사회는 정확하게 구세대와 신세대 4대4 구도로 재편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종원 사장과 기존 사외이사 3명(권업·권영봉·최성호)으로 이뤄진 기존 이사회 멤버 4명과 이 회장을 비롯해 주주제안으로 신규 선임될 4명(심명용·박정호·김창권)으로 축이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주주제안 제도는 최근 대기업 그룹에서도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 수단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금호석유화학 오너 일가 일원인 박철완 상무가 주주제안으로 주총 표 대결을 시도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 3세들 사이에서도 주주제안을 활용한 경영권 다툼이 있었다. 과거 신동주 SDJ회장도 롯데 경영권 탈환을 위해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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