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티빙의 2조 몸값 비결, CJ ENM '풋백옵션' 있었다 자금회수 리스크 상쇄, 안전장치 확보 덕 고밸류 베팅 관측
서하나 기자공개 2022-03-11 08:56:21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 자회사 티빙이 최근 투자 유치로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필두로 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다만 일각에선 티빙이 여전히 적자기업인 만큼 CJ ENM이 내건 안전장치가 과감한 베팅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1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CJ ENM 자회사이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티빙은 최근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CGI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이번 티빙 투자 유치전은 JC파트너스 계열사 JCGI의 깜짝 출현뿐 아니라 단숨에 커진 기업가치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티빙 기업가치는 지난해 7월 네이버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만 해도 약 3500억원으로 평가됐다. 불과 7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6배가량 뛴 셈이다.
일각에선 CJ ENM이 내건 계약상 안전장치가 없었다면 JCGI의 과감한 베팅이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 ENM은 JCGI에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매청구권은 지분 투자자가 일정한 가격에 보유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티빙은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자금 회수 기회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하더라도 CJ 측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에 엑시트 기회를 보장했다는 뜻이다.
물론 단기간 기업가치가 급등한 가장 큰 배경으론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CJ그룹은 지난해 11월 티빙 등 플랫폼 등 4대 성장엔진에 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티빙은 내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100여편 제작과 유료 가입자 800만명 이상 확보 및 일본·대만·미국 등 해외 직접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티빙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00만명으로, 2020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티빙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비상장사인 티빙은 분기별 실적 공시 의무가 없지만 지난해 3분기 말 CJ ENM 재무제표를 통해 추산한 지난해 1~3분기 순손실 규모는 약 417억원에 이른다. 직전연도인 2020년 연간으로도 약 6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JCGI는 지난달 티빙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규 발행하는 보통주 38만2513주를 투자목적회사인 '미디어그로쓰캐피탈 제1호'를 통해 취득하면서 지분 약 15.8%를 확보했다. 이를 100%(242만3602주) 지분가치(Equity Value)로 환산하면 약 1조5840억원이다. 2020년 말 순현금 약 6186억원을 더하면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약 2조2026억원으로 산출된다.
티빙은 지난해 7월에도 네이버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보통주 26만1817주의 신주를 발행해 총 4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100% 지분가치는 약 2600억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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