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규 손보는 금융지주…하나금융 ‘효율성’·농협금융 ‘책임경영’ 하나금융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병합
이기욱 기자공개 2022-03-18 07:40:2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사들이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에 나섰다. 하나금융지주는 감사위원 후보 추천 업무를 담당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축소하는 개정안을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의할 예정이며 농협금융지주는 ESG 가치 향상의 일환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내용을 내규에 명문화했다.◇하나금융, 감사위원후보 추천위원회 규모 축소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제2호 의안으로 ‘정관 개정의 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은 이사회내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감추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감추위)로 병합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달 동일한 내용이 담긴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안을 공시한 바 있다. 지배구조 내규 역시 25일 주총 정관 개정 결의 이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감추위와 사추위의 병합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기존 감추위 구성의 축소다. 기존 내규는 감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병합 이후 사감추위의 인원 수는 기존 사추위와 동일하게 변화될 방침이다. 개정된 내규는 ‘이사회의 장 또는 선임 사외이사를 포함하여 3인 이상 6인 이내의 사외이사’로 사감추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즉 감추위의 구성이 ‘사외이사 전원’(현재 8명)에서 ‘3~6인의 사외이사’로 줄어드는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규 및 정관을 개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 이사회내 사추위는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병합 이후에도 비슷한 규모로 운영이 될 경우 감사위원 후보 추천 과정은 이전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 기존에는 감추위의 의결이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최소 6명이 의견을 모아야했지만 4명으로 사감추위가 구성될 경우 3명만 의견을 모으면 주총에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대신 감사위원회 구성의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내 감사위는 이사 및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의 적정성과 회계업무의 감사 등에 대해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이사회에 대한 감시·견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독립성이 어느 위원회보다 중요하며 위원 선임의 절차도 까다롭다.
상법 제542조 12에 따라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은 주총에서 별도 안건으로 선임을 결의해야하며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된다.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 소액 주주들을 비롯한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조치다. 이러한 감사위의 특성 때문에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등은 감사위원 후보 추천 업무를 사외이사 전원이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농협금융, 회장에 차기 회장 후보군 의무 부여
농협금융지주도 지난해 말 지배구조 내규를 개정했다. 경영진의 책임과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의 보수 관련 조항을 신설했으며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최고 경영자에게 후보군 육성 의무를 부여했다.
신설된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규 제30조 4는 ‘임직원은 보수체계의 리스크 연계성을 훼손할 수 있는 개인적 리스크회피 전략 또는 보수 관련 보험을 활용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원들이 회사 경영 과정에서 개인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방지한 것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경영적 판단을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하는 것은 현재에도 당연히 금지되는 사항”이라며 “ESG가치가 중요시되고 있는만큼 관련 내용을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명문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내규 제38조에 ‘최고경영자는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군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과거 농협금융은 관료 출신의 외부 인사가 다수 회장에 선임되며 지배구조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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