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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시작한 MBX, 클레이튼으로 국내 시장 간접공략 [이종산업 블록체인 콜라보]②규제 리스크는 줄이고 국내 시장 참여도 챙겨

노윤주 기자공개 2022-03-29 14:17:43

[편집자주]

블록체인을 둘러싸고 이종산업 간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독자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 ICT 기업들은 최근 부상하는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 제휴부터 지분 투자, 합작법인 설립에 이르기까지 콜라보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들이 동맹을 구축한 배경을 짚어보고 어떤 협업 모델을 구상해 청사진을 그리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은 투트랙 블록체인 전략의 일환으로 가상자산 '마브렉스(MBX)'를 발행했다. 자회사인 넷마블에플앤씨(F&C)의 '아이텀큐브'와는 별도로 운영한다.

블록체인 기술보다는 게임요소에 초점이 맞춰진 MBX는 탈중앙화와 해외공략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 진출 시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넷마블은 MBX 코인의 거래소 상장까지 철저한 '탈중앙화'를 선택했다. 대신 국내 지지층이 높은 클레이튼 블록체인을 통해 자연스러운 영역 확장을 꿰한다.

◇철저한 탈중앙화, 안전한 길 선택

많은 국내 기업이 앞다퉈 자체 코인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서는 여전히 코인발행이 금지돼 있다. Play to Earn(P2E)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다수 기업은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해외 법인을 코인 발행 주체로 사용한다. 넷마블도 이를 앞두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마브렉스(MARBLEX) 법인을 만들었다.

게임은 글로벌 버전으로, 코인은 해외 법인에서 발행하지만 생태계 자체는 국내에서 조성하는 게 보편적이다. 위믹스, 네오핀 등 국내 게임사가 발행한 코인 대부분이 국내 주요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그러나 넷마블은 철저한 탈중앙화 전략을 택했다. 국내외 일반적인 거래소가 아닌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MBX를 상장했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개발사는 존재하지만 운영주체는 없는 거래소다. 따로 상장을 심사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기반이기 때문에 기술적 요건만 맞으면 바로 상장해 거래할 수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를 선택한 것 역시 규제 때문이다. 국내서는 아직 탈중앙화 서비스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서 정한 가상자산 사업자 유형은 거래, 수탁, 지갑 세 가지뿐이기 때문이다. 네오위즈 자회사인 네오플라이는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했다가 탈중앙화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는 이유로 신고 자친철회를 권고받은 바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정책은 아직 확립된 게 없고 정부 기조에 따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넷마블 입장에서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레이튼 선택하며 국내 생태계 챙겨

탈중앙화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규제를 피해갈 수 있지만 국내 투자자의 친숙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넷마블은 최근 자체 서비스 'MBX월렛'을 출시했는 데 국내 사용자의 이용이 막혀 있다. 서비스에 포함돼 있는 P2E 요소가 문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규제 리스크는 낮췄지만 국내 사용자와는 또 한번 멀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클레이튼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이다. 현재는 카카오 글로벌 사업 자회사 크러스트가 개발 임무를 이어받았다.

카카오톡 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클레이튼의 가장 큰 장점이다. 대중성이 타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에 비해 월등히 높다. 카카오톡에 연결된 전자지갑 '클립'에는 클레이튼을 사용해 발행된 대다수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카카오톡 친구끼리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서비스에 익숙한 베테랑 투자자들이 국내서 자체적으로 MBX 생태계를 꾸릴 수도 있다. 최근 상장된 탈중앙화 거래소도 국내 탈중앙금융(디파이·Defi)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클레이스왑'이다. 넷마블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를 국내서 출시하는 건 리스크가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건 문제 소지가 없다.

클레이튼 관련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사업 확장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넷마블은 최근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 개발사이자 거버넌스카운슬 중 하나인 오지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지스는 클레이스왑을 만든 곳이기도하다.


아직까지는 클레이튼을 사용한 넷마블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여진다. MBX는 클레이스왑 상장 후 가격이 수직 상승하면서 28일 기준 8만7000원대에 거래되는 중이다. 최초 상장가는 2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 개발사도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상호 의견을 맞추는 데 있어 수월했을 것"이라며 "2019년부터 거버넌스카운슬로 활동한 경험도 클레이튼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2019년부터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GC)로 활동하면서 블록체인 운영 노하우를 습득했다. 거버넌스 카운슬은 블록체인 검증인 집단으로 블록체인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승인하면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코인을 받는다. 채굴과 같은 개념이다. 넷마블도 GC활동을 하면서 다수의 클레이튼 코인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어 "클레이튼을 사용하는 타 블록체인 기업와의 협업이 용이하다는 것에도 가산점이 매겨졌을 것"이라며 "탈중앙화와 국내 투자자를 동시에 공략하기에는 알맞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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