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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현대모비스, 엘리엇이 더 자극한 '주주권익 시스템'①엘리엇 사태 '앞서' 주주 친화 시스템 마련...장영우 사외이사, 주주가 추천

김서영 기자공개 2022-03-30 07:45:2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4:4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주주 친화정책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지배구조 개편 작업 중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발목이 잡히면서 그룹 경영에 주주소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주주 친화책을 펼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은 진행형이다. 게다가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지주사 후보'로 거론된다. 주주 친화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엘리엇 사태에 앞서 이를 위한 시스템은 마련해뒀다. 일찍이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했고, 2017년 투명경영위원회, 2021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명칭을 바꾸며 조직을 키웠다. 사외이사 주주추천 제도를 운영해 주주권익 보호에 앞장섰다.

◇엘리엇 사태 앞서 윤리위 설치, 사내이사 선임해 역할 '확대'

2018년 현대모비스의 주주 친화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오는 이슈가 발생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분을 매입,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사측은 엘리엇 사태가 주주 친화책 강화의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라지만, 주주와의 소통을 중시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엘리엇 사태와 별개로 주주 친화책 시스템을 이미 마련해뒀다. 2016년까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윤리위원회(윤리위)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설치해뒀다. 주주권익 담당 사외이사를 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엘리엇 사태가 있기 1년 전인 2017년 현대모비스는 기존의 윤리위원회를 투명경영위원회(투명경영위)로 탈바꿈시켰다. 투명경영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만 사외이사로만 투명경영위를 꾸리겠다는 공약이 끝까지 유지되진 않았다. 2020년까지만해도 투명경영위는 사외이사 4~5인으로만 이뤄졌다. 당시 윤리위에서도 사내이사가 참여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투명경영위가 지속가능경영위로 확대 개편하면서 조성환 대표이사(사장)가 지속가능경영위 멤버로 추가됐다. 지속가능경영위 위원장은 변함없이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조 사장의 지속가능경영위 합류와 관련해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 전원과 함께 ESG 영역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지원을 위하여 조성환 사장을 지속가능경영위 위원으로 추가했다"며 "위원장은 김대수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다르게 지속가능경영위 활동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하진 않고 있다. 대신 지속경영위 활동과 의결 내용을 공시를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달 지속가능경영위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한 차례 회의마다 안건 5개가량을 의결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위 안건은 환경(E), 사회책임(S), 지배구조(G) 등 ESG 부문 전반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주요 주주 친화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과 처분, 배당정책 등이 주요 안건이다. 지속가능경영위에 속한 사내외이사들의 출석률도 상당히 높다. 출석률 80%인 칼 토마스 노이먼(Karl-Thomas Neumann) 이사를 제외하면 모두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주주추천, 지배구조 '선진' 모델...장영우 이사 '주주소통' 주력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기아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주주추천 제도를 채택해 운영 중이다. 사외이사 주주추천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주주와 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추천을 받는 제도다. 주주권익 담당 이사를 맡아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재계에서는 외부에서 사외이사를 추천받는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주요 경영진을 견제해 주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안상희 한국ESG연구소 책임투자센터장은 "금융회사와 달리 비금융회사는 사추위 소속 사외이사가 본인 재선임 안을 의결한다"며 "국내 기업도 보유 지분이 가장 많은 기관투자자 한 곳이 사외이사를 추천해 후보(pool)에 넣는 식의 시스템 변화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의 주주추천 사외이사는 장영우 경영컨설팅업체 영앤코(Young&Co) 대표가 맡고 있다. 2020년 3월 사외이사 주주 추천제가 시행된 후 처음 선임된 인물이다. 장 이사의 임기는 2023년까지다. 장 이사를 추천한 주주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요 주주에는 기아(17.37%), 현대제철(5.82%) 등 계열사가 있다. 기관투자자로는 국민연금(9.3%)이 있다. 소액주주 지분은 56.76%다.

1961년생인 장 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1987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조지워싱턴대 회계학과 석사 학위를 이수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94년까지 김앤장과 삼정KPMG에서 세무담당으로 재직했다.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18년까지 UBS 서울지점 대표 및 리서치 센터장을 지냈다.

장 이사의 구체적인 주주권익 활동 내용이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공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 이사는 2018년부터 국내외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연 1회 개최되는 거버넌스 NDR(Non-Deal Roadshow)에 참여해 거버넌스 관련 운영 성과 및 계획에 대해 시장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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