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가치주, '밸류' 내세운 운용사 기지개 제로금리 끝, 저무는 성장주…KTBVIP펀드 선두, KB운용·한국밸류 재부상
양정우 기자공개 2022-04-08 08:07:23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0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간 제로금리 여건에서 유동성 파티를 즐겼던 성장주의 힘이 빠지고 있다. 그간 승승장구했던 테크(tech) 기업 대신 본격적 금리 인상기를 맞아 안정적 실적을 가진 가치주가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가치주를 중시한 운용사마다 주력 펀드나 하우스의 간판에 '밸류'를 적시하고 있다. 성장주 전성시대엔 이 밸류라는 명칭이 거부감을 갖게 하는 표식이었으나 다시 가치주가 떠오르면서 전화위복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수익률 최상위권, 밸류 간판 펀드 독무대…다올-VIP 합작품, 가치투자로 선두
7일 theWM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 가운데 월간 수익률 1위를 차지한 상품은 다올자산운용의 'KTB VIP 스타셀렉션(10.16%)'으로 집계됐다. 2위를 차지한 것도 역시 다올운용의 'KTB VIP 밸류퇴직연금(10.16%)'이다.
두 펀드는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서 가치투자의 명가로 불리는 VIP자산운용의 자문을 토대로 운용되고 있다. 이들의 모투자신탁은 'KTB VIP 밸류증권모투자신탁'으로 동일하다.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서 가치주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치투자 원칙에 기반해 내재가치를 중시하면서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게 특징이다.
수익률 3~5위 펀드 역시 가치와 밸류를 표방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 밸류포커스 소득공제전환형(8.04%)', 'KB 밸류포커스(8.03%)', 'KB 연금가치주 전환형(8.02%)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브라질 펀드와 원자재 펀드를 제외하면 증시 침체기에 월간 수익률이 7~8%를 넘어서는 상품을 찾는 게 녹록치 않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으면서 성장주에 주목했던 시장 분위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업의 현재가치를 측정하는 건 미래 현금흐름을 이자율(요구수익률)로 할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미국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는 금리가 바닥권을 형성한 시기에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누렸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기준금리의 고삐를 죄면 그만큼 주가 상승분을 반납할 수밖에 없다.
대신 시장의 유동성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가치주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치주 투자를 내세운 펀드가 지난달 우수한 성과를 낸 배경이다. KTB VIP 밸류퇴직연금의 경우 지난 2월 초 기준 한솔케미칼,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만도 등을 담고 있다. 주가가 내재가치에 근접할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게 특징인 만큼 여전히 이들 주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KB운용 밸류포커스, 상위권 속속 진입…한국밸류운용 등 과거 명성 회복 박차
가치주가 눈에 띄게 선전하면서 과거 가치투자 전성기를 이끌었던 운용사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2010년대 초반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추락했던 주가를 회복하고 안정을 되찾았다. 그 뒤 수년 간 지속된 횡보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게 바로 가치투자 명가들이다.
이들 하우스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대표 브랜드 한국밸류10년투자)과 신영자산운용(신영밸류고배당), KB자산운용(밸류포커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근래 기술주가 득세할 시기 이들의 가치투자 펀드는 화려한 명성을 잃고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이 기간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전 대표를 포함해 핵심 펀드매니저가 속속 하우스를 이탈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가치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찾아오면서 이들 운용사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KB운용의 가치투자 간판 펀드인 KB 밸류포커스 시리즈는 이미 지난달 수익률 최상위권에 집중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의 경우 중소형주식형 유형에서 월간 수익률 1위 운용사로 올라섰다. 총 7개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7.94%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7.93%)'과 '한국투자중소밸류(6.81%)' 등이 대표 상품이다. 이들 펀드는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 중에서 수익률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리벨리온 상장주관사에 시선집중…삼성증권 참전
- [LG CNS IPO]몸값 '7조'...내년초 상장 '최적 스케줄' 무게
- 미래에셋증권, 펀드 수탁 잭팟…4개월만에 1조 돌파
- [IB 풍향계]'전통강자' NH·한투 위축…IPO 새 판 짜여진다
- [2024 캐피탈마켓 포럼]'방향성 잃은' 금리,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은
- "글로벌 기술력 어필"…모델솔루션 'CMF 오픈하우스'
- [IB 풍향계]바이오 IPO 보릿고개…업프론트 1400억도 'BBB'
- [IPO 모니터]약국 플랫폼 바로팜,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 선정
- [IB 풍향계]삼성증권, 커버리지 인력 '속속' 이탈
- 영구채 찍는 롯데카드, 빠른 성장에 자산건전성 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