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욕심은 끝이 없다. 최대 실적을 내고도 '리딩금융' 경쟁에서 뒤쳐진 곳은 마냥 웃지 못한다. 풍요속의 빈곤 2%다.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4096억원, 신한금융은 이보다 3903억원 적은 4조193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핵심인 KB국민은행(2조5380억원)과 신한은행(2조4949억원)의 격차는 고작 431억원.
비은행 부문에서 승부가 갈렸다. 당기순이익 KB증권 5942억원, 신한금융투자 3208억원. 이 숫자가 앞뒤를 다 설명해 준다.
비은행 부문 강화는 모든 금융그룹에게 숙제다. 잘 풀리지 않는 숙제이기는 하지만 신한금융은 경쟁사 대비 문제가 덜 풀린 셈이다. 재연임을 꿈꾸는 조용병 회장도 칼을 들이 대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일단 자산운용과 증권사 CEO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앉혔다. 조재민 사장과 김상태 대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그 분야 최고 전문가다.
'자리를 뺐겼다' 싶은 내부의 반발이 불가피했다. 통상 계열사 CEO 자리는 신한은행 부행장들의 차지여서 집안 식구를 챙겨야 하는 조 회장도 고육지책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인사에서는 장고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영창 대표의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외부 전문가를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이 대표 그리고 신임 김상태 대표 모두에게 부담스러우나 '각자대표 체제'라는 해답을 찾았다.
매트릭스 조직이 실행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에서 CEO의 권한은 다소 제한돼 있다. IB 분야는 지주사와 은행 임원 등을 겸직하고 있는 GIB 그룹장이 예산과 인사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기존 단독 CEO였던 이영창 사장도 실무 부서 인력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던 셈이다. 뼈까지 '신한'이 새겨져 있는 신한은행 출신이 아니라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김 사장도 마찬가지. 혹 이 사장의 후임으로 왔다면 매트릭스 체제의 한계를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혼자 고군분투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무 부서의 총책임자로서 GIB 그룹장 그리고 각자 대표라는 구조는 조 회장의 묘수인 셈이다.
또 하나,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조 회장은 외부 인력에 대한 검증의 시간을 벌었다. 반대로 말하면 김 사장도 안착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이 사장이 든든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벌었지만 결국 무엇이든 보여줘야 한다. 조재민 사장과 그리고 김 사장, 특히 김 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존재감이 희석된 신한금융투자 IB 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하지 않을까.
그룹 내부의 불만을 완전히 잠재울 정도로 신한금융투자 IB 재건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조 회장도 다음 스텝을 고민할 수 있다. 조 회장의 묘수가 '신의 한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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