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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악사운용, 에코프로 사외이사 ‘독립성’ 훼손 우려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이사 임기 단축’ 정관 변경안 반대…거버넌스 혁신 추진

이민호 기자공개 2022-04-25 08:12:0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이사 임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에코프로의 정관 변경안에 제동을 걸었다. 에코프로가 대대적인 거버넌스 혁신을 내건 가운데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 임기만 변경할 수 있게 돼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에코프로가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 부의한 정관 일부 개정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공모펀드 ‘교보악사삼성전자투게더(채혼)’를 중심으로 주총일 기준 에코프로 주식 12만3575주를 보유해 지분율 0.52%를 확보하고 있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약 102억원 규모(주당 430원) 현금배당과 약 2억원 규모(주당 0.02주) 주식배당을 골자로 하는 배당 승인 안건에 ‘배당 관련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발견할 수 없다’며 찬성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정관 개정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주총 부의 안건은 결과적으로 모두 원안 가결됐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정관 변경안 중 이사의 단기 선임이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 부분을 문제삼았다. 에코프로 정관 제35조 1항을 보면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선임시 주주총회 결의로 이보다 단기로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조항을 신설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사외이사가 포함되는 데 주목했다. 변경된 정관대로라면 주총 결의를 통해 사외이사에 대해서만 임기를 줄일 여지가 생긴다. 사내이사와 임기에 차등이 생기는데다 재직 중인 사외이사의 임기를 사실상 조기만료시킬 수 있어 독립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측은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의 임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안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의 임기만 변경 가능해 사외이사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반대했다”고 밝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의결권행사 내부기준을 보면 △중요한 지분, 거래,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에 최근 5년 이내에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 △당해회사나 계열회사에서 최근 5년 이내에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 △직전 임기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현저하게 낮거나 사외이사의 임기가 10년을 초과하는 경우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할 수 있다.

대부분 자산운용사는 사외이사수 자체를 줄이거나 사외이사직 장기 유지에 반대하는 의결권 행사기준을 두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도 사외이사의 임기를 단축하는 경우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없다. 하지만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여부의 관점에서 단기 선임도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에 관심을 쏟는데는 에코프로그룹이 거버넌스 혁신이라는 중요한 과정에 있는 만큼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올해초 에코프로와 계열사 일부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대적인 거버넌스 혁신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가 지주회사인 만큼 그룹 거버넌스의 척도가 된다.

에코프로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등 총 5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정기주총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수를 각각 3명으로 동일하게 맞췄다.

현재 사외이사 3명 중 1명인 김재정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신규 선임됐다. 이외에 안태식·하종화 사외이사는 지난달 정기주총에서 신규 선임됐다. 특히 안 사외이사 선임은 에코프로 전환사채(CB) 사채권자들의 추천을 받아들인 결과다. 기존에 사외이사 2명 중 1명이었던 박상조 전 사외이사는 임기가 지난달 만료됐다. 박 전 사외이사는 2016년 3월 최초 선임돼 한 차례 연임하면서 직을 6년간 유지했다.

다만 최근 연도의 사외이사 현황을 보면 박 전 사외이사 외에는 교체가 잦았다. 2019년 3월 선임됐던 이수환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5월 에코프로에서 인적분할한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3월 함께 선임됐던 이재훈 전 사외이사는 1년 만에 사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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