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못할 수 있다" 아워홈 매각 티저에 담긴 고백 사측 동의 필요, 경영권 분쟁 탓 협조 얻기 어려워
김경태 기자공개 2022-05-06 07:14:2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4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반이 넘는 아워홈 주식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딜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 측 역시 원매자들에게 보낸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통해 매각 흥행을 저해할 수 있는 결정적인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직접 인정해 눈길을 끈다.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 매각주관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달 말부터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오(O)’라는 명칭의 티저레터를 배포하고 있다. 티저레터에는 향후 원매자들이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티저레터에 실사 절차가 아워홈의 동의를 전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의 영업기밀 공개 거부 또는 입찰 참가자와 회사간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등 실사 범위나 인수조건에 일부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에서 실사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공시된 재무제표 외에 실사를 통해 더 상세한 정보를 살펴본다. 충분한 실사를 거쳐 지분 인수 여부, 매입가격 등을 결정한다.
아워홈은 비상장사로 일반적인 상장사보다 외부에 공개되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진성 원매자로서는 실사 없이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실사를 제대로 못 한다면 잠재적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을 면밀히 파악하는게 어렵고 초기부터 잡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현 경영진인 구지은 부회장과 분쟁을 겪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이 원매자의 실사에 적극 협조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잠재적 투자자가 아워홈의 경영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가치를 훌쩍 넘어선 고가 인수를 하게 될 수도 있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실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매각 일정 지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올 7월말 매도자측 실사를 완료하고 8월 IM 배포와 예비입찰서를 수령할 계획이다. 9월에는 예비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 본입찰, 매수자 선정,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티저레터에 밝혔다.
티저레터에 담기지 않은 위험도 있다. 매각 개요 부분에는 향후 바이백(Buy-back) 등의 조건이 없는 진성 매각 추진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아워홈 정관에는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때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선대에서 후대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남매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워홈을 경영하고 이사회를 장악한 구지은 부회장이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에 관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벼랑 끝 격돌' 대유위니아 vs 홍원식, 전부 걸었다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회원사 늘었는데…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정체'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돈 굴리기' 보수적 접근, '채권 투자' 집중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
- [LK삼양 뉴비기닝]소액주주에 '이례적' 차등배당, 주주가치제고 '진심'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