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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물분석]3년 전 의지 강했던 하나금융, 지금은 '글쎄"'규모의 경제' 목적 M&A 지양, 카드사 고객 충성도↓…출자여력 현실적 문제도

김현정 기자공개 2022-05-09 08:03:24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6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하나금융지주는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자본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 등 규제 압박으로 값을 세게 부르지 못했고 롯데카드는 결국 사모펀드에게로 넘어갔다.

3년이 흐른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하나금융은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M&A를 지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장 큰 이점인 롯데카드 인수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나금융의 자회사 출자 여력도 여전히 여유롭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하나금융은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 당시 유력한 원매자중 하나로 꼽혔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이 본입찰에 참가한 가운데 SI 였던 하나금융은 유일한 SI 후보로서의 매력도가 확실히 있었다.

하나금융은 인수전에 임하며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적극적으로 임하기도 했다. 당시 2019년 1분기 하나카드 실적이 어닝쇼크로 나오면서 추후 생존을 위한 방안으로 롯데카드 인수 필요성이 대두됐다. 롯데카드의 경우 여성 회윈 비중이 65%이고 하나카드는 중장년층 남성 회원이 많아 고객군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혔다.

해외 진출과 관련한 두 회사 간 카드업 성장 전략이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하나카드는 당시 글로벌성장본부를 신설, 해외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롯데카드 역시 베트남 신용카드사인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하고 소비자금융 영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이렇듯 인수전에 큰 의지를 보였던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놓친 패인 중 하나는 ‘출자한도’였다. 하나금융은 2019년 5월 당시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 규모를 키웠음에도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2% 정도 수준이었다. 계열사 출자 여력은 1조~1조2000억원 정도였다. 당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지분 80%에 대한 인수금액으로 써낸 가격은 1조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1조4400억원, MBK파트너스는 1조3800억원가량을 써냈다. 처음엔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한앤컴퍼니 CEO 검찰 수사로 인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확실성, 롯데카드 노조 반대 등으로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게 돌아갔다. 하나금융의 경우 여유롭지 않았던 출자한도가 결국 적극적 베팅을 주저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하나금융은 13년 만에 나온 카드사 매물을 놓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3년만에 다시 롯데카드가 매물화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으나 하나금융의 인수의지는 예전같지 않다. 그룹 전반의 M&A 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가 내년 초, 이르면 연말쯤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하나금융은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롯데카드에 별 뜻을 두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점유율은 의미가 없다는 게 최근 M&A 방침인데다, 카드사 고객들의 충성도가 그리 높지도 않고 과거 1조원이었던 매물이 3년 후 3조원 얘기가 나오는 것도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과 같은 공식석상에서 규모의 경제에 목적을 둔 M&A는 지양할 것이란 뜻을 수차례 내비쳤다. 하나금융은 올 초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금융그룹들이 중점을 두었던 공급자 중심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M&A보다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및 디지털·글로벌 금융사업 역량 제고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것들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합쳐지면 단숨에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설 수 있지만 고객 유지에 대한 문제에도 회의적인 시선이다. 업권 특성상 카드사 고객들의 경우 체리피커 성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모션 등으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고객이 카드사 고객이다. 하나금융 역시 2014년 말 외환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외환카드)과 하나SK카드 합병을 통해 카드 고객들이 충성도가 그리 높지 않음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3년 전 1조3800억원에 빼앗긴 롯데카드를 3조원에 사오는 것에 대해서도 비합리적이란 얘기가 나온다. 살 것이었으면 과거 조금 더 베팅을 해서 샀어야지 지금 두 배가량의 금액으로 찾아오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금융 재무 상태를 들여다봤을 때 3조원의 카드사를 사는 것이 무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2021년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4.8%다. 다른 금융지주회사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 수준과 별도 자기자본을 대입해 계산해본 인수여력은 9000억원 가량으로 1조원을 밑돈다. 특히 올 4월 말 하나금융투자 50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 만큼 하나금융의 출자여력은 더욱 줄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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