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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프리IPO '짭짤하네'...투자·주관 '일석이조' 지난해 27개사에 10억~30억씩 투자, PE GP 등록해 영역 확대

최윤신 기자공개 2022-05-17 07:24:34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비상장기업의 프리IPO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낮은 국내 IPO 주관 수수료율 극복하기 위해 프리IPO 투자를 통해 더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 다른 증권사도 프리IPO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한국증권은 IPO 담당 부서에 배정된 별도의 북(예산)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기회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런 방식의 프리IPO 투자는 IPO 주관 영업의 지렛대가 되기도 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유망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해 기업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기업과 자본 생태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한국증권은 자기자본을 이용한 프리IPO 방식 뿐 아니라 사모펀드(PE) 운영을 통해 더 큰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 잘된 투자, 수수료 10배 수익 거뜬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가지고 있던 유일로보틱스 지분 38만2448주를 2만1015~2만3339원에 처분해 85억4433만원을 확보했다. 남은 28만2002주를 2만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총 처분금액은 141억원이 된다. 지분 취득에 들어간 금액(34억920만원)을 고려하면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매매차익은 한국증권이 유일로보틱스 상장을 주관해 수령한 수수료(8억8580만원)의 10배가 넘는다. 이런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건 2020년 4월 단행한 30억원의 프리IPO 투자 덕분이다. 주당 5000원에 유일로보틱스(당시 유일시스템)의 상환전환우선주 약 59만9950주를 샀다.

이 투자는 자연스럽게 대표주관계약으로 이어졌다. 2020년 5월, 유일로보틱스는 한국증권과 대표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증권이 주관한 IPO 딜을 살펴보면 이렇게 프리IPO 투자와 IPO 주관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IPO 영업 경쟁력과 수익성 극대화를 모두 잡는 방식이다.

한국증권이 비상장기업의 프리IPO 투자에 나선 건 2014년부터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증권사 IB에서 비상장사 투자가 가능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찍부터 IPO를 담당하는 IB1본부에 별도의 북(예산)을 배정하고 프리IPO 투자를 담당하게 했다. 가장 많은 IPO를 주관하는 하우스로서 프리IPO 투자는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이었다.

전략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프리IPO 성공사례가 이어졌다. 빅히트, 펄어비스, ABL바이오, 원티드랩, 자이언트스텝 등이 대표적이다. 손실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한국증권 IB그룹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기 많은 하우스가 비상장 투자를 통해 성과를 냈지만 지속적으로 수익을 기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초기 반짝 성과를 냈던 일부 중소하우스들은 몇 차례 실패 끝에 프리IPO 투자를 접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증권은 투자 성공에 힘입어 비상장사의 프리IPO 투자 금액을 지속 늘리고 있다. 비상장사에 직접 출자해 보통주, 우선주, 전환우선주 등을 취득한 사례를 집계하면 2019년엔 342억원까지 증가했다. 2020년엔 600억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의 경우 568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직접 지분을 취득하지 않는 방식의 투자를 고려하면 실제 투자는 이보다 많다.



한국증권이 지난해 직접출자한 비상장 회사는 27곳이다. 대부분이 한국증권이 대표주관 혹은 공동주관사를 맡고 있다. 아직 주관사 선정을 공식화하지 않은 곳들도 있지만 한국증권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기업들이 영위하는 사업 영역은 다양한데,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영역에 집중된다. 바이오가 6곳으로 가장 많고, 디지털헬스케어가 3곳으로 뒤를 잇는다. 최근 상장예심을 청구한 배터리 재활용 기술기업 새빗켐과 폐촉매 재활용회사인 한내포티 등은 ESG 영역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이다. 푸드테크 기업으로 주목받는 지구인컴퍼니에도 투자했다.

◇ PE GP 라이선스로 다양한 기회 모색

프리IPO 투자로 투입하는 금액은 10억~3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 투자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 성장기업으로 필요한 자본이 그리 크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부에 배정된 북을 쪼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금액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증권 IB그룹은 최근 자본을 모아 대규모의 프리IPO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최근 IB그룹장 직속 부서인 IB전략컨설팅부를 통해 사모펀드(PE)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친 것. 투자자(LP)를 모집해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를 주도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다.

PE GP라이선스 활용 용도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IB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기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채비를 한 것이란 게 한국증권 IB그룹의 설명인데, 여기엔 대규모의 프리IPO 투자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원활한 IPO를 진행하기 위해 증권사 주도의 대규모 프리IPO 투자가 필요한 시점도 있다. 지난해 1603억원을 펀딩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프리IPO 라운드가 대표적이다.

임상에 진입한 바이오기업으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IPO 준비기간 동안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신기술조합을 통해 350억원을 투입했다. NH증권은 2017년 신기술사업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의 프리IPO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자금 걱정없이 더 높은 밸류를 받을 수 있는 적정한 IPO 타이밍을 노릴 수 있게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이용한 프리IPO 투자는 작은 규모의 기업에만 유효한 전략이지만 펀드를 모은다면 이미 규모가 큰 비상장기업이나 대기업 계열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며 “영향력을 확대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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