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열등생' 더네이처홀딩스, '배럴'로 반전 모색하나 테일러메이드·볼빅 인수 무산…매출 다각화 효과 기대
서하나 기자공개 2022-05-18 08:10:2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7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선스 의류 기업 더네이쳐홀딩스가 워터스포츠 웨어 전문 업체인 '배럴'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동안 테일러메이드, 볼빅 등 골프 기업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여의치 않자 워터스포츠로 눈을 돌렸다. 단일 브랜드에 쏠린 매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인수합병(M&A)이 절실했던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평가다.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는 최근 배럴 지분 47.73%(376만3639주)를 약 76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배럴 최대주주인 젠앤벤처스 지분 37.48%(223만6342주)와 2대 주주인 메리츠현대투자파트너스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보유 전환사채(CB) 12.8%(76만3649주)를, 각각 640억원, 120억원에 인수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해와 올해 테일러메이드(골프웨어)와 볼빅(골프공) 등 골프 관련 기업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두 건의 M&A가 모두 무산되자 빠르게 눈을 돌려 이번 딜을 최종 성사시킨 형국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해 전략적투자자(SI)로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추진했다. 당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CB까지 발행하며 의지를 보였으나 뒤늦게 공동 투자 결정이 철회되며 쓴맛을 봤다.
볼빅의 경우 더네이쳐홀딩스가 자체적으로 프라이빗딜 방식으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임해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접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눈을 돌린 배럴은 래시가드(Rashguard) 상품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강점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몇년간 워터스포츠 산업이 침체됐으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당장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배럴은 2019년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여파로 워터파크, 해수욕장 등이 문을 닫으며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애슬레저와 코스메틱 사업에도 진출했으나 매출의 대부분이 래시가드 등 워터스포츠 부문에서 발생했던 만큼 타격은 컸다.
배럴은 2019년 연결기준 600억원이던 매출 규모가 지난해 21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85억원에서 영업손실 77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69억원에서 당기순손실 70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이번 인수는 실적 확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배럴이 든든한 새주인을 맞이하고,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그래픽' 단일 브랜드에 쏠린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이새롬 대신증권 연구원은 더네이쳐홀딩스 전체 매출의 약 90%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단일 브랜드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13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라이선스 의류 기업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를 활용해 신발, 의류, 가방, 캠핑 용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업이 승승장구하는 만큼 매출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꾸준히 사업 다각화 기회를 모색해왔다. 테일러메이드, 볼빅 인수 검토뿐 아니라 최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2월엔 유명 드라마 OST 제작사 '모스트 콘텐츠'에 투자한 조합에 출자하기도 했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재무 상황은 건전한 편이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약 60.9%(자본총계 2311억원, 부채총계 1407억원)로 양호한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은 40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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