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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충당금 점검]대우조선해양, 3년치 충당금 일시 반영…득실은⑥대규모 충당금에 부채비율 3개월만에 144%p 상승…미래 실적 개선에는 도움

강용규 기자공개 2022-05-20 07:43:4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15: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1분기 대규모의 충당금을 반영한 탓에 적자를 이어갔다. 결손금 확대에 따른 자본 감소로 부채비율이 500%를 넘어서는 등 눈앞의 재무지표는 악화했다. 다만 수주잔고의 충당금 적용 범위를 수주잔고 전체로 폭넓게 설정한 만큼 차후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3사 중 최대규모 충당금, 수주 호조와 맞물려 부채비율 급상승

대우조선해양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455억원, 영업손실 4701억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13% 늘었지만 적자 규모도 120.8% 확대됐다.

1분기 국내 대형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모두 강재와 조선용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충당금으로 설정해 실적에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손실 가운에 4000억원이 충당금이다.

조선3사 중 대우조선해양과 규모가 비슷하거나 조금 작다고 여겨지는 삼성중공업은 1분기 원자재 관련 충당금을 800억원으로 설정했고 규모가 확연히 큰 한국조선해양도 자회사들(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충당금 합계치가 1230억원(공사손실충당금 1119억원 제외)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충당금이 나머지 2곳과 비교해 확연히 많은 것은 충당금의 설정 범위가 넓어서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작업물량에만 충당금을 설정한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전체 수주잔고에 충당금을 걸었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말 기준으로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4000억원의 충당금은 3년치 충당금이라고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강재 등 가격이 원자재 가격이 현재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앞으로는 충당금 관련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물론 원자재시장이 안정돼 원자재 가격이 다시 낮아진다면 충당금도 환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 충당금 부담을 경감한 대신 대우조선해양은 재무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523%로 집계됐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단 3개월만에 144%포인트 높아졌으며 1년 전보다는 347%포인트 치솟았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만에 수주목표 89억달러의 47%에 해당하는 41억8000만달러치 선박을 수주했다. 선박 수주에 따른 선수금을 부채로 기록하는 조선사 회계의 특성 탓에 부채가 증가한 반면 충당금에 따른 영업손실로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자본총계가 줄어든 것이 부채비율 급상승의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산업 성장을 통한 신해양강국 재도약의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추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해외매각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방산부문의 분할 등 여러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지표의 악화는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3년치 충당금 부담 경감, 박두선 사장 힘 싣기 위한 빅배스일까

물론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수주잔고 전체에 충당금을 설정한 만큼 한동안 원자재 비용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이 점이 미래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271억달러, 129척에 이르는 선박 수주잔고를 보유했다. 2021년 1분기 말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좋은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위주로 잔고를 불려 1척당 건조선가가 높아졌다. 앞으로 추가 충당금이 없다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며 만약 충당금의 환입까지 더해진다면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자료=대우조선해양 IR프레젠테이션)
이 때문에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앞서 3월28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선임된 박두선 신임 사장 체제에 힘을 싣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이 강도 높은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는 시선도 나온다.

빅배스는 충당금 설정 등의 방식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한 번에 실적에 반영하는 것으로 잠재적 부실 요인을 털어내는 효과가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경영진의 교체 시점에 맞춰 새 경영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빅배스를 실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까운 사례로는 삼성중공업이 2018년 남준우 전 대표이사 사장의 취임을 앞두고 2017년 4분기에 5959억원의 영업손실을 한꺼번에 발표한 일이 있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2017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717억원을 기록 중이었다. 대우조선해양도 정성립 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던 2015년 2분기에 3조399억원의 손실을 일시 반영한 사례가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과거 분식회계 사태 이후로 보수적 회계 원칙을 따르고 있으며 충당금의 경우는 일괄적으로 전체 잔고에 설정하고 있다”며 “1분기 충당금 설정은 의도적 빅배스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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