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투자 핵심 SMR, 한미 동맹 기대 [투자에서 길을 찾다]⑪뉴스케일파워 이어 엑스에너지 SMR도 노려…
강용규 기자공개 2022-05-30 13:44:57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보다 많아진 투자 규모와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친기업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어보인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더벨이 주요 그룹의 명운이 걸린 투자 계획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대기업들의 투자 대열에 두산그룹도 합류했다. SMR(소형모듈원전), 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사업을 중심으로 5년 동안 5조원을 투자한다.두산그룹은 사업영역별 투자금액 등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투자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은데다 최근 SMR이 한미 협력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양국에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육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투자 분야들 중에서도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미 경제안보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한 SMR 분야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4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맺은 SMR 주기기 제작 협약을 통해 3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물량을 확보했다. 2023년 하반기 중 주기기 제작에 들어간다는 계획 아래 올해 하반기에 ‘밑준비’ 격인 주단조 소재의 생산활동을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SMR 개발회사가 70여곳 있으나 자국 원자력위원회의 상용화 승인을 받은 기업은 영국 롤스로이스와 미국 뉴스케일파워 2곳뿐이며 상업운전을 목표로 SMR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한 기업은 뉴스케일파워가 유일하다. 뉴스케일파워는 2029년 가동 개시를 위해 미국 아이다호에 SMR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가 여기에 설치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SMR 주기기 등 기자재시장의 선점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035년까지 SMR 주기기시장에서 점유율 25%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룹차원의 투자계획 발표를 계기로 목표 달성을 위한 생산설비 확대 투자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이외에 미국의 다른 SMR 기업인 엑스에너지와도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MR 주기기의 설계용역 계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주기기 제작사업 참여까지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엑스에너지와의 협력을 놓고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SMR 사업 다각화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이 경수로 냉각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엑스에너지의 SMR은 헬륨 냉각방식을 채택해 활용되는 기술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생산설비 확대 투자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SMR 분야에서 연 평균 4800억원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6년 이후로는 수주목표가 연 평균 1조7000억원으로 4배가량 높아진다.
시장의 성장 전망을 고려하면 과도한 눈높이는 아니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아직 태동하지도 않은 SMR시장이 2026년에는 14조원, 2035년 39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정부의 ‘SMR 동맹’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시장 선점 행보에 탄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수출 진흥과 역량개발 수단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보다 회복력 있는 원자력 공급망을 구축해 선진 원자로와 SMR의 개발 및 전 세계적 배치를 가속화한다”고 선언했다.
양국 정부의 SMR 분야에 대한 정책지원은 이미 준비돼 있다. 미국 정부는 차세대 원자로와 SMR 개발에 7년 동안 32억달러(4조원가량)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우리 정부도 혁신형 SMR 기술개발에 2023~2028년 58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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