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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국동 "쎌트로이·휴맵 합병…바이오기업 전환 앞당긴다"오창규 대표 "합병 시점과 가치 산정 이견 있을 수도, 주주 설득 최선 다할 것"

박상희 기자공개 2022-06-14 08:19:5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동은 순차적으로 바이오기업인 쎌트로이와 휴맵을 합병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섬유기업에서 바이오기업으로의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주주 간 이해관계에 따라 합병 시점과 가치 산정 방식에 있어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3사 합병을 통해 국동이 바이오사업으로 거듭나는 게 대승적 차원에서 결국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섬유업체 '국동'이 미래 신사업으로 바이오 분야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것은 2020년 4월이다.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국동 본사에서 만난 오창규 대표이사(사진)는 "2년 전 국동의 바이오사업 진출 이야기를 듣고 투자한 주주들로부터 (바이오사업) 로드맵이 모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쎌트로이와 휴맵 합병을 통해서 바이오기업으로의 변신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합병 사전 정지작업 일환, 국동·쎌트로이·휴맵 '통합 연구소' 개소

국동은 바이오 분야를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후 2020년 9월 바이오연구소를 열었다. 동시에 바이오기업 휴맵, 쎌트로이와 신약 공동 연구·임상 개발 협약식을 맺었다.

국동은 오는 20일 사내 바이오연구소와 휴맵, 쎌트로이 연구소를 한데 모아 개소식을 연다. 3사 합병에 앞선 일종의 사전 정지 작업이다.

오 대표는 "국동 연구소는 성수동에, 쎌트로이 연구소는 성수동과 마곡에, 휴맵 연구소는 마곡과 홍릉 등지에 흩어져 있었다"면서 "3사 협업을 통한 차세대 기술 확보 및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연구소를 성수동 한곳에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국동을 인수하던 시점부터 쎌트로이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정하지 않았다. 최근에야 의사결정을 내렸다. 소규모 합병을 통해 국동이 쎌트로이를 흡수한다는 방안이다. 합병회사가 피합병회사 주주에게 발행하는 신주 총수가 합병회사 총발행주식의 10% 이하일 경우 적용하는 소규모 합병은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도 가능하다.

오 대표는 "일반 합병 절차를 거치게 되면 국동과 쎌트로이 주주 간 서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며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합병이 늦어져 시간이 지체되는 것보다는 소규모 합병을 통해 신속하게 국동의 바이오 사업을 일원화하는 것이 양사 주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 기업인 쎌트로이는 CPP(Cell Penetrating Peptide) 원천기술을 가지고 조직 특이적 약물 전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생체 내 또는 세포 내 약물 전송을 용이하게 하는 기술이다.

쎌트로이의 경우 아직 매출은 발생하지 않는다. 쎌트로이가 개발한 신약(심근경색 치료제, 관절염 치료제 등)은 국동의 임상개발을 거친다. 신제품 라이센스는 국동이 보유한다. 이르면 2024년 글로벌 제약회사와 공동으로 임상개발을 거쳐 완제품이 나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동·쎌트로이, 하반기 소규모 합병…휴맵 내년 상반기 합병 진행

국동은 쎌트로이 소규모 합병을 하반기 마무리한 후 내년 휴맵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휴맵은 치료제용 완전인간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 '진테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기업이다.

진테제는 독자 개발한 에이스(AiCE) 기술을 통해 온전한 인간항체 유전자 전체를 마우스 유전자 좌위(유전자가 염색체상에서 위치하는 자리)에 이식한 '인간항체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이다. 일종의 인간 항체를 생산할 수 있는 생체공장이다.

*국동-쎌트로이-휴맵 3사 시너지

오 대표가 휴맵 합병과 관련해 고민하는 지점은 쎌트로이와 비슷하다. 결국은 시기와 가치(합병 비율)의 문제다. 그는 "휴맵은 지금은 작은 회사지만 시제품이 나오고 완제품이 나오는 등 개발이 가시화되면 기업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면서 "어느 시기에 합병하느냐에 따라서 주주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국동과 쎌트로이의 최대주주다. 오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더와이홀딩스가 국동의 최대주주(지분율 21.82%)다. 오 대표는 셀트로이 지분 68%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동은 휴맵 지분 약 18%를 보유하고 있다. 오 대표를 중심으로 지분관계가 얽혀있다. 3사 합병 관련 오 대표 입장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휴맵과 쎌트로이는 오 대표와 국동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 대표가 국동과 쎌트로이, 휴맵 3사의 합병 시기와 방법을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최근 동원그룹 사례도 있었고, 바이오기업 중에선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이 무산된 케이스가 있지 않느냐"면서 "합병 계획이 구체화되면 양사 주주 간에 '저평가됐다'는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주주 설득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동은 최근 바이오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모태는 스포츠웨어, 워크웨어(작업복)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하는 섬유업체다.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은 매출 대부분을 섬유사업에서 거두고 있다. 섬유 사업이 국동의 캐시카우다.

오 대표는 국동이 바이오기업으로 전환하더라도 캐시카우인 기존 섬유 사업은 꾸준히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섬유사업에서 안정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해야 미래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바이오사업으로 투자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동이 1967년 창업 이후 섬유사업을 안정적으로 잘 영위해 왔다"면서 "일반적으로 섬유가 영업이익률이 낮아 사양사업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국동은 다른 의류 벤더와 달리 스포츠 및 워크웨어에 특화돼 있어 경기 흐름에 덜 민감해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동은 1분기 매출액 706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4.1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오 대표는 "올 2분기 들어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세계 시장에서 의류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국동은 올해 전년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연간 영업이익 또한 흑자전환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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