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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운용 육성 드라이브…그룹 계열사가 2000억 쏜다 신한은행 주축 신한TRF OCIO 펀드에 DB 적립금 투자

이돈섭 기자공개 2022-06-15 08:13:2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을 주축으로 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신한자산운용의 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펀드 육성에 힘을 모은다. 주요 계열사 퇴직연금 DB 사외적립금 일부를 신한자산운용 OCIO 펀드에 투자하고, 해당 펀드 운용 트랙레코드가 쌓이면 신한운용이 이를 바탕으로 OCIO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신한금융지주 주요 계열사들은 신한자산운용 OCIO 펀드에 자사 DB 적립금을 태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금 투입을 목표로 논의를 시작, 2000억원에서 많게는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 복수의 계열사 관계자 설명이다.

신한운용 관계자는 "현재 신한은행 중심으로 OCIO 펀드 DB 적립금 자금 투입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거래이다 보니 이사회 등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적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OCIO 영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계열사 물량을 먼저 소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신한지주 계열사 자금 투입은 신한운용 OCIO 펀드를 육성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신한운용은 지난달 초 OCIO 펀드 두 종류를 론칭했다. '신한TRF 성장형OCIO'와 '신한TRF 안정형OCIO' 등이다. 전술적·전략적 자산배분을 구사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운용 목표다.

이 두 펀드의 운용규모는 각각 32억원. 공모펀드 투자 행정지도에 따라 고유재산 2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펀드 적정 운용규모 확보를 위해 각각의 펀드에 30억원을 투입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신한운용 자금만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두 펀드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0.0~0.3% 수준이다.

전술적·전략적 자산배분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굴리는 자금의 절대 규모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금투업계 통설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자금 투입을 통해 펀드 규모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면 향후 퇴직연금 DB 적립금 시장과 OCIO 시장 내 사업 행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DB 적립금 시장 내 운용사 역할이 커지면서 자체 상품 트랙레코드 축적도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DB 적립금 1조7032억원 중 1조5326억원(90%)를 예금으로 굴렸는데, 이 중 일부를 OCIO 펀드에 투입할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한다는 의미도 있다.

KB자산운용 OCIO 펀드는 KB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 자금을 토대로 운용하고 있다. 14일 현재 KB타겟리턴 안정형과 성장형 OCIO 펀드 설정규모는 총 2300억원. 각 펀드는 2020년 말부터 지난해 초 사이 설정됐는데 1% 안팎 수준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 DB 적립금을 유치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DB 적립금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상태"라며 "시장을 확보하려면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쌓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DB 적립금 규모는 172조원에 육박했고 이중 163조원가량(95.2%)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다만 신한지주 계열사들 자금 투입 시기는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진입이 부담스러워져 하반기 중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추세로 상당한 변동성을 노출하면서 연일 우하향 하고 있다.

신한운용은 지난해 신한지주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데 이어 지주 내 별도 계열사인 신한대체운용을 합병하면서 조재민·김희송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신한운용의 작년 한 해 순이익은 322억원으로 전년대비 20.6% 증가했다. 지난해 말 설정잔액은 약 35조원. 1년 전 27조원에서 1.9% 증가했다.

OCIO 영역에서는 2018년 3월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재간접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데 이어 그해 6월 포항공대 수익사업기금 총괄자문사를 맡는 등 행보를 넓혀왔다. 그 사이 사장 직속 OCIO 본부를 신설했고 현 장영규 본부장을 영입했다. 지난해 OCIO 솔루션팀을 구성, 올 초 통일과나눔 재단 자금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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