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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를 다시보다]금융사 대거 정리한 롯데그룹…리스크 재발 우려도⑧지주사 전환 이후 카드·손보 매각…캐피탈 일본 관계사 통해 잔류

이기욱 기자공개 2022-07-13 07:55:14

[편집자주]

잊을만 하면 다시 제기되던 금산분리 완화 이슈가 재점화됐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부터 이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강행의지가 남다르다. 급진적이진 않지만 단계적으로 제도 완화를 꾀할 방침이다. 금산분리 완화 현실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현재, 과거 금융과 산업의 융합 시도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이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그룹을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의 금융계열사를 매각했다. 캐시카우(Cash cow)로 평가받는 롯데캐피탈은 일본 관계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규제 리스크를 해소했지만 호텔롯데의 지주 편입 이슈가 남아 있어 추가 지분 정리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은 1979년 동명그룹으로부터 부산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며 금융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동명은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1도 1은행 정책에 따라 부산은행을 설립했으나 1980년 신군부 세력에 의해 그룹이 해체되며 롯데에게 부산은행 지분을 넘기게 된다.

1995년에는 부산할부금융(현 롯데캐피탈)을 설립하며 할부금융업에 진출했고 2002년과 2008년 각각 동양카드(현 롯데카드)와 대한화재(현 롯데손보)를 인수하며 영역을 넓혔다.

2017년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롯데의 금융계열사들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 18조2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 외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지주사 전환 당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2년 내에 정리해야하기 때문에 롯데는 금융사 지분 정리 작업에 나섰다.

우선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BNK금융지주 지분 2.76%는 부산롯데호텔로 넘겼다. 부산롯데호텔은 롯데홀딩스, L 제3투자회사 등 일본 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규제에서 자유롭다. 현재까지 롯데는 일본 관계사 ‘부산롯데호텔’ 등을 통해 BNK금융지주의 지분 11.14%를 보유 중이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는 매각했다.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됐고 롯데손보도 JKL파트너스로 팔렸다.

롯데캐피탈은 롯데지주 보유 지분을 일본 쪽 관계사로 넘기며 그룹에 남겼다. 당시 실적 하향세를 보였던 롯데카드, 롯데손보와는 달리 롯데캐피탈은 뛰어난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당시 롯데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175억원으로 롯데카드(469억원), 롯데손보(746억원)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롯데캐피탈의 최대 주주는 일본기업 롯데파이낸셜(51%)이며 2대 주주인 호텔롯데(32.59%)도 일본 롯데홀딩스와 다수의 ‘L투자회사’들이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캐피탈의 규제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 정리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현재 신동빈 롯데 회장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한국 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지배구조 체제 정비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IPO를 통해 일본 지분을 희석시킨 후 지주사에 편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17년 10월 호텔롯데 상장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실적 부진, 코로나19 확산 등의 변수로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만약 호텔롯데가 롯데지주로 편입될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호텔롯데가 보유 중인 롯데캐피탈의 지분 32.59%는 처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시 롯데파이낸셜 등 일본 관계사로 지분을 넘길지 외부로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시도 중인 롯데카드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등이 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매각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던 2019년과는 달리 시간이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캐피탈과 같이 일본 관계사를 활용해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재인수하는 시나리오도 일부 거론되고 있지만 매각 당시와 가격 차이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매각가는 3조원대(지분 100% 기준)로 알려져 있다. 이는 2019년 매각 금액(약 1조8000억원)의 1.6배가 넘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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