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운용사의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신설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일각에선 정책당국이 이러한 움직임을 부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비히클 확대 차원에서 신기사 설립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 현재까지 신기사 신규 등록 업체는 12개다. 2020년 1개, 지난해 14개 업체가 신규 등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 추세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19일 현재 당국에 등록된 신기사 수는 모두 87개다.

신규 신기사 중 독립 자산운용사 출자로 설립된 곳은 지난 3월 브레인자산운용 자회사로 출범한 유엔에스파트너스가 거의 유일하다. 유엔에스파트너스는 브레인운용이 지분 62.5%, 박건영 전 대표와 최인건 전 대표가 각각 13.4%, 1.8%를 보유하고 있다.

직접 자본을 출자해 자체 신기사 설립을 검토한 운용사가 적지 않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은 이례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여파로 수탁사 물색이 어려워지자 운용업계에선 신기사 비히클을 대안으로 찾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현행법상 신기사 등록 요건은 사실상 자본금 100억원뿐이다. 자금 여력이 있는 운용사의 경우 100억원을 출자해 신기사를 자체 설립하면 투자 비히클이 다양해져 여러가지 형태의 딜을 담아낼 수 있다. 신기사와 조합을 공동운용하는 길도 있다.

지난해 6월 정책당국은 자산운용사가 신기사와 공동으로 신기술 조합 GP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공동운용 길이 활짝 열렸다. 신기사조합 공동운용에 나서는 경우 감독당국에 겸영업무를 보고하면 되는데, 올해 들어서만 19건이 보고됐다.

작년 한해 보고된 수는 총 33건. 증가 추이만 놓고 보면 올해 보고 수는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기사조합 공동운용에는 운용보수 등을 나눠야 하는 등 이슈가 있어 신기사를 자체 설립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운용사를 중심으로 신기사 설립 움직임은 뚜렷해지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신기사 출자승인을 받아 법인을 설립, 이달 중 신기사 등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두나미스자산운용 역시 연내 신기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요건을 갖췄더라도 등록 작업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등록 절차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순간부터 시작되는데, 자료 제출을 요청받고, 실제 검토가 마무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정책당국은 '행정작업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것뿐'이라는 설명이지만,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정책당국이 등록 요건 이상의 요건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등록제로 명시돼 있지만 사실상 허가제 성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요건을 갖췄다하더라도 정책당국이 창구지도를 통해 대주주가 누구인지, 100억이 어디서 나온 건지 소명하게 한다"며 "모집 대상을 당장 법으로 제한하기 어려우니,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모집하라는 지도도 있었다"고 전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신기사조합 투자를 집행하는 것을 일종의 우회로로 보고 있는 듯하다"며 "신기사조합 투자자 모집에는 딱히 이렇다 할 허들이 없다 보니 과거 사모펀드 사태가 신기사조합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모운용사라고 해서 따로 행정지도를 하거나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진 않다"면서 "운용사의 경우 신기사를 설립하려면 자회사를 설립해야 하니 출자승인 과정에서 다소 꼼꼼한 검토가 이뤄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