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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장비 자신감' 하나기술, 수익 다변화 포석 둔다①폐배터리·열면취 장비 등 사업 확대 잰걸음, 수주 급증에 연 캐파 7000억 수준 확대

김소라 기자공개 2022-07-27 09:02:34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 제조사 '하나기술'이 적극적인 사업 스펙트럼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몇 개 단일 분야로 이제 막 사업 범위를 확장하길 시도하는 여타 2차전지 장비업체와 달리, 이미 신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 20여년간 2차전지 장비제조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을 다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차전지부문의 성장을 발판 삼아 중장기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나기술은 핵심 사업영역을 토대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 쓴 배터리를 대상으로 잔류 전력을 검사하고, 방전시키는 폐배터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열을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가공하는 열면취 장비와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 제조 장비 등도 사업화 준비에 돌입했다. 특히 열면취 장비의 경우 늦어도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폐배터리 사업화 성공, 중장기 매출 확보 위한 사전 준비

하나기술은 2000년 오태봉 대표가 창업한 2차전지 양산 자동화 장비 제조 회사다. 서울산업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오 대표는 스프에이시스템코리아, 삼우엔지니어링, 케이엠더블유 등을 거쳐 하나기술을 창업했다. 크게 극판, 조립, 화성, 팩으로 분류되는 2차전지 장비 전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턴키(Turn-Key) 제조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2차전지 장비 회사 중 유일하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대표 배터리 셀 3사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하나기술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2차전지 장비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비 제품 개발에 빠르게 뛰어들었다. 이는 근본적으로 장비업체가 안고 있는 지속적인 매출 확보의 어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장비업체의 경우 크게 장비 판매와 유지 보수라는 두 개의 큰 축을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점차 장비 판매 비중이 커지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게 되면 회사 입장에선 제품 유지 보수라는 한정적인 수익원만 남게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기술은 일찍이 폐배터리(사용후 2차전지) 사업에 주목했다. 전기차(EV)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긴 하지만 향후 시장성과 이에 따른 파급력을 고려해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지난해 폐배터리 성능검사와 방전 등에 쓰이는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시제품을 출시했다. 그중 성능검사 장비를 한국환경공단에서 관할하는 권역별 폐배터리 반납센터에 납품했다. 이어 작년 말 GS건설의 배터리 재활용 자회사 '에네르마'와 폐배터리 방전 장비 계약을 체결, 추가 납품에 성공했다.

하나기술은 향후 3~5년쯤부터 폐배터리부문 매출 성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EV용 배터리는 10여년 정도 사용한 후에 폐배터리로 분류돼 교체가 필요해진다. 따라서 국내 초창기 보급된 EV 배터리 물량이 그때쯤 시중에 풀리면서 장비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폐배터리는 재가공하면 중대형 ESS(에너지저장장치)나 중고차량 산업 등에 다시 활용할 수 있어 성장성이 높다. 또 폐배터리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이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기술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디스플레이 열면취(열을 이용한 가공) 사업에서도 일부 매출이 발생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고 제품 생산 라인에 열면취 가공 장비를 적용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관(현 삼성SDI)을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가공 장비를 납품한 경험이 있어 이미 관련한 기술력을 선제 확보했다. 이밖에 전고체 전지에 들어가는 고체 전해질 제조를 위한 고온, 고압 프레스 장비도 개발 중이다. 올해 4분기 중으로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올해 신규 수주 4000억 예상, 대규모 인력 채용해 물량 대응

이같은 적극적인 사업 확장 전략은 기존 2차전지 장비부문 실적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하나기술은 지난해 전년대비 98.5% 늘어난 1796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북미와 유럽 등 해외고객사를 확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수주 물량을 달성했다. 실제 2020년 28억원에 그쳤던 해외 고객사 수주 물량은 지난해 549억원으로 1860%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브리티쉬볼트(Britishvolt)를 대상으로 총 1196억원의 신규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전체를 통틀어 약 4000억원 수준의 수주 확보가 예상되고 있다.


하나기술은 급증한 주문 물량 대응을 위해 지난 4월 495억원 규모 유형자산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전체 자산 대비 약 26% 규모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2차전지 장비 생산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장비 생산능력(CAPA)을 기존 연 매출 35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렸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델라웨어에 법인을 설립, 현지 배터리 셀 및 완성차 업체 대상의 영업을 시작했다.

하나기술은 현재 추가적인 유형자산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의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신규 자금 조달도 현재 계획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2회차 CB를 발행해 470억원을 조달한 이력은 있다. 내부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신규 인력은 활발히 충원할 예정이다. 기술과 제작 인력을 모두 합쳐 대략 90명 이상의 인원 충원을 계획 중이다. 2022년 기준 총인원은 약 33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2차전지 장비 제조 공정 중 조립 공정이 제일 까다롭다고 평가되는데, 자사는 이 조립 공정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셀 3사를 비롯해 최근 신규 계약을 맺고 있는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물량을 차질없이 공급하기 위해 사전에 캐파 확장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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