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29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다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 하나기술 사모 전환사채(CB)에 245억원을 베팅했다. 그간 단일 종목 CB 투자한 규모로 따지면 상당히 큰 규모다. 2차전지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다운용은 470억원 규모 하나기술 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에 245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위해 동원한 펀드는 총 10개다. 안다H메자닌전문투자형 11호 등 대체투자본부가 운용하는 7개 펀드와 크루즈와 보이저 등 하우스 대표 펀드도 참여했다.

이번 CB의 만기는 5년으로 2026년 10월 26일까지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다. 내년 10월26일부터 2026년 9월26일까지 전환청구가 가능하다. 전환가액은 5만6902원, 전환비율은 100%다. 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은 반영되지 않았다. 풋옵션과 콜옵션 모두 포함돼 있다.

하나기술이 이번 CB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은 82만5981주다. 지분율로 따지면 10.26%에 해당하는 크기다. 안다운용이 인수한 물량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 5%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안다운용은 지난 27일 단순투자 목적으로 하나기술 지분 5.45%를 확보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올해 6월 말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31.09%를 보유하고 있는 오태봉 대표이사다. 자사주로 보유한 지분은 3.31%다. 씨스퀘어자산운용, GVA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등 헤지펀드 운용 하우스를 비롯해 BNK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이번 투자에 참여해 향후 오 대표 지분은 희석될 수도 있다.

이번 CB 발행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은 안다운용 측 오홍근 상무다. 안다운용 대체투자본부를 이끌고 있는 오 상무는, 검토 단계부터 발행 단계까지 수개월 간 하나기술 측과 밀접하게 협업해 왔다. 전기차와 모바일 분야 2차전지 수요 확대 혜택을 이어받을 것으로 내다봤다는 전언이다.

특히 하나기술이 장비 제조업체인 만큼, 전기차 및 모바일 등 2차전지 수요 확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기술은 작년 한해 30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27억원, 43억원 순이익을 냈는데 적자로 전환한 것.

지난해 매출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치달았고 여기에 260억원에 육박하는 금융부채 평가손실이 더해지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데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 하나기술 순이익은 마이너스 24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3년 3월 설립된 하나기술은 2차전지 제조장비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2차전지는 원형과 각형, 파우치형 등으로 구분되는데, 하나기술은 모든 종류의 제조장비를 제작한다. 하나기술은 CB 발행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인데, 현재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29일 오후 1시33분 현재 하나기술의 주가는 5만3800원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63.9%다. 지난해 11월 말 상장 이후 3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7만원대로 급등했다.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올해 7월 다시 7만원대로 오른 뒤 이후부터 완만한 우하향 그래프 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