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구조 재편]지주사 전환 신호탄 이후…그룹 재편 남은 과제는한화에너지 보유 임팩트·시스템 지분 활용 방법 '눈길'
박기수 기자공개 2022-08-01 13:49:3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사업재편의 배경은 회사측이 공시적으로 밝힌 '사업 시너지 제고' 하나로만 볼 수 없다. 계열사들 간 인수·합병 과정에서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지배구조의 변화는 김승연 현 한화그룹 회장에서 3세(김동관·김동원·김동선)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 논리와 함께한다.㈜한화의 한화건설 합병은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를 정식 지주회사로 변신시키는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화와 한화건설은 한화그룹 내 금융 중간지주회사 격인 한화생명보험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생명의 지분을 18.15%를, 한화건설은 25.09%를 보유 중이다. 한화건설을 합병 이후에는 한화생명의 대주주가 두 곳이 아닌 한 곳(㈜한화)으로 단일화된다.

이 작업은 한화그룹 3세들 중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과 연관이 깊다. 비금융·금융 사업을 모두 보유 중인 한화그룹에서 금융의 영역은 이전부터 김 부사장의 몫으로 여겨져 왔다.
㈜한화가 지주사 전환을 할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전환 후 2년 내에 한화생명의 지분을 팔아 ㈜한화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계열분리가 이뤄지는 셈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집권 후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고 계열분리까지 가지 않아도 될 가능성도 살아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금융사를 구조적으로 품을 수 있는 '중간금융지주사' 제도 도입 가능성도 점친다.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 한화생명의 지분을 ㈜한화가 보유한다는 1차 목표는 단행됐다.

시선을 그룹 승계자인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으로 돌리면 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단순하게 보면 김동관 사장이 ㈜한화의 최대주주가 되면 자연스럽게 경영권이 이양되는 모습이다. 다만 김 사장은 본인이 아닌 본인이 최대주주(50%)로 있는 회사인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의 지분율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벌써 9.7%의 지분을 확보해 김승연 회장에 이어 특수관계인들 중 2대 주주에 올라가 있다.
한화에너지는 마치 ㈜한화와 한화건설이 한화생명보험의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했던 것처럼 그룹 내에서 다른 계열사와 한 곳의 회사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화임팩트와 한화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지분을 공동 보유 중이다.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율을 높이려는 김동관 사장 입장에서는 한화에너지의 현금창출력 확대와 함께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임팩트·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쪽이 유리하다. 양 사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향후 이 지분을 활용해 경영권 확보의 재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시스템과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회사다. 한화시스템은 레이더·ICT 사업에 이어 그룹 미래 사업인 우주 관련 사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임팩트 역시 그룹 사업의 한 축인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다. 이번 한화그룹 사업 재편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였던 한화파워시스템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고, 중간금융 지주사 제도 도입도 전혀 고려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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