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강행 쏘카, 원스토어·SK쉴더스와 다른 처지 자금력 여유·기댈 구석 없어, 자본조달로 인프라 확충 및 시장점유율 확대 적기
원충희 기자공개 2022-08-11 11:20:2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쏘카가 흥행부진에도 몸값을 낮춰 상장(IPO)을 강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IPO에 나섰다가 시장 반응이 기대 이하라 철회한 원스토어, SK쉴더스와 달리 쏘카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밀어붙이고 있다.쏘카와 원스토어, SK쉴더스 간의 차이는 자금력이 여유 있지 않는데다 기댈 그룹도 없다는 점이다. 쏘카로선 지금 당장 자본을 유치해야 적시에 사업 확장으로 매출구조와 시장점유율을 안착시킬 수 있는 만큼 밸류를 낮춰가면서까지 IPO에 매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콘 자존심 놓고 공모가 낮춰 도전
쏘카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 밴드(3만4000~4만5000원)를 밑돌자 가격을 2만8000원으로 크게 낮춰 청약을 진행키로 했다. 기업가치가 9000억원대까지 떨어진 셈이다. 통상 이러면 IPO를 철회하는 사례가 많지만 쏘카는 강행을 선택했다.
앞서 SK스퀘어 자회사들인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경우 공모가가 기대를 하회하자 IPO를 철회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예정기업들은 시장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면 철회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쏘카는 달랐다.
모빌리티업계에선 쏘카가 처한 상황이 앞서 IPO에 낙마했던 원스토어, SK쉴더스 등과 다르다는 점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우선을 자금력이 여유 있지 않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쏘카의 현금성자산(현금+기타유동금융자산) 705억원 수준이다.
자회사 브이씨엔씨(타다 운영사) 지분매각으로 순이익 267억원을 인식했지만 이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가 브이씨엔씨에 유상증자하는 형태로 지분 60%를 가져간 구조라 쏘카에 현금유입이 생기지는 않았다. 즉 장부상 이익이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경우 각각 지난해 말 1243억원, 3월 말 1864억원으로 여유 있는데다 뒷배가 될 만한 SK그룹이 있다. 당장 IPO를 못해도 회사 경영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 이에 반해 쏘카는 기댈 구석이 없는 상황이다.
쏘카는 과거 타다 중단사태로 투자유치에 차질을 빚자 말레이시아법인 지분을 SK에 넘기고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임원 가운데 무급휴직을 가야했던 이들도 있었다.
◇슈퍼앱 구현해 인프라 확충·시장점유율 안착 적기
쏘카는 현대카드 내 주요 카셰어링 기업들의 결제액을 바탕으로 한 올 1분기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은 78.6%로 추산된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서 추정한 국내 카셰어링 시장점유율은 쏘카 40.4%, 그린카 8.9%, 피플카 0.8%, 기타 49.9%다. 어느 기준으로 봐도 국내 1위사다.
카셰어링 사업 영역은 비대면 초단기 및 월 단위의 차량 대여 서비스와 렌터카 업체와 쏘카 유저 중개를 통한 렌터카 대여 서비스, 카셰어링 영업에 사용된 차량 매각으로 구분된다. 1분기 기준 매출 구성은 카셰어링이 97.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플랫폼 주차 서비스(1.4%), 마이크로 모빌리티(1.1%)로 구성돼 있다.
쏘카는 지금이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적기로 보고 있다. 멤버십 기반의 구독모델을 구축해 마케팅 비용을 낮추고 매출을 끌어올리며 슈퍼앱 전환을 통해 유저가 모든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형태의 패키지 상품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모색 중이다.
공모자금의 상당액을 신규 사업인 마이크로모빌리티(elecle) 전국 확대, 주차 플랫폼 고도화, 카셰어링 서비스 고도화, 차량관제시스템(FMS) 개발 및 고도화에 쓰겠다고 한 것도 지금이 인프라 확대 타이밍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기준 쏘카의 회원권 개념인 '패스포트' 구독회원은 전년대비 10.1배 증가한 약 16만명을 기록했으며 구독회원의 경우 비구독 회원 대비 인당 사용시간이 4.6배 이상 높았다. 더 많은 회원들이 구독서비스에 몰려들수록 충성고객이 증가해 매출은 확대되고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자회사 마이크로모빌리티와 모두컴퍼니의 공유주차장 플랫폼인 ‘모두주차장’을 슈퍼앱에 통합해 자회사들의 빠른 성장에 기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IPO로 자본조달을 하지 못하면 모두 차질을 빚는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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