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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보다 보수 많이 받은 SK㈜ 조대식·장동현 전문경영인·성과주의 체제 안착 평가...상반기 최태원 회장 17.5억, 조대식 의장 58.2억, 장동현 부회장 52.21억 수령

김위수 기자공개 2022-08-23 07:49:1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경영인(CEO)의 몸값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오너기업에서는 총수일가 경영진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너 경영인이 무보수 경영을 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기업 계열사의 보수체계를 살펴보면 오너일가 임원들이 예외없이 가장 높은 금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최태원 회장보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더 높은 보수를 지급했다.

SK㈜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지급받은 인물은 조대식 의장으로 총 58억20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12억원, 상여가 44억53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이 1억6700만원이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으로 지급받은 상여와 일회성인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제외해도 조 의장이 상반기 중 손에 쥔 현금은 38억1100만원에 달한다.

또다른 고액연봉자는 장동현 부회장이다. 장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52억2100만원으로 이중 급여가 10억원, 상여가 40억82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이 1억3900만원이다. 마찬가지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및 주식매수선택권행사이익을 제외한 실질적인 상반기 보수는 35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조 의장과 장 부회장이 받은 금액은 최 회장이 SK㈜에서 수령한 보수의 두 배에 가깝다. 최 회장은 올 상반기 총 17억5000만원을 받았다. 상여는 집행되지 않았고 직책·직위 등을 반영한 기본 급여만 지급됐다.

전문경영인이 총수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은 재계 상위권 그룹 계열사를 살펴보면 이례적이다. 이를테면 LG그룹의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있는 ㈜LG의 상반기 보수를 살펴보면 구 회장이 71억3900만원, 권봉석 대표이사 부회장이 9억300만원을 수령했다. 권 부회장이 지난 3월부터 ㈜LG에서 근무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6개월을 꽉 채웠다고 해도 구 회장의 보수와 차이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도 마찬가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에서 수령한 상반기 보수는 42억2900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송용덕 대표이사 부회장 대비 4배 넘게 많았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사장에게 올 상반기 가장 높은 보수인 18억원과 15억30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이밖에 롯데그룹과 한화그룹 오너일가 경영자들이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에서도 상황이 비슷했다.

SK그룹에서 처음부터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총수보다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13년에만 해도 최 회장이 SK㈜에서 받은 연봉은 80억원으로 2위 연봉자와의 차이가 8배에 달했다.

연봉체계에 변화가 생긴 것은 최 회장이 석방된 후다. 2016년 등기임원으로 복귀한 뒤 4~12월 근무에 따른 보수로 15억75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당시 SK㈜의 다른 대표이사들이 받은 금액과 비슷했다. 8개월 근무와 1년 근무라는 기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연봉 갭이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후 2017년 조 의장이 23억8000만원을 받으며 당시 20억원이었던 최 회장의 연봉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포트폴리오 가치 향상 및 재무구조 안정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이룬 데 따른 성과급이 13억8000만원 배정된 덕분이었다. 이 시점부터는 최 회장이 더 이상 SK㈜ 최고 연봉자가 아니게 됐다.

최고경영진에 대한 높은 연봉은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최 회장의 경영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올 상반기 조 의장과 장 부회장의 연봉에서도 상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조 의장은 계열사의 중장기 성장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 발전을 이끈 점, 장 부회장은 계열사의 사업재편을 통한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점 등을 성과로 인정받았다.

SK㈜의 사례처럼 기업에서 오너가 아닌 인물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경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SK그룹은 이사회가 CEO의 성과를 평가해 연봉과 성과급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SK㈜에서는 이사회에 설치된 인사위원회가 CEO 평가를 담당한다. 인사위원회는 최 회장, 장용석 사외이사, 이찬근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다른 SK그룹 주요 계열사에서도 올 상반기 CEO들이 높은 보수를 수령했지만 SK㈜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룹사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9억7900만원을 받았고 박정호 SK텔레콤 및 SK하이닉스 부회장은 SK텔레콤에서 28억원, SK하이닉스에서 44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에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 계열사들에서는 최 회장이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받은 임원 중 상위 5인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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