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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산림조합의 변신]지배구조 개편 진행 중…낙하산 줄이고 전문경영인 강화⑥부회장직 폐지했지만 초대 사업대표엔 산림청 인사…투자전문가 영입으로 경쟁력 강화

김형석 기자공개 2022-08-24 07:16:36

[편집자주]

임업 전문 금융기관인 산림조합이 적극적인 신용사업 추진으로 빠르게 자산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벌써 60년 역사를 지닌 산림조합은 다른 협동조합에 비해 규모가 적다. 조합원 대상인 임업인의 기반이 적기 때문이다. 산림조합은 임업인 경제기반 마련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영하는 동시에 지역 밀착 상호금융의 역할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산림조합의 성장 과정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과제를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2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지난 2020년 '산림조합법' 개정으로 지배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큰 방향은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농협이나 수협과 마찬가지로 중앙회장을 비상임으로 전환해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원조합 지원과 대외활동 역할에 집중하도록 했다. 부회장직을 없애고 사업을 총괄하는 사업대표이사직을 신설했다.

상임이사와 비조합원 이사의 임기도 현행 4년에서 2년으로 단축, 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문 경영인 영입을 위해 부회장직 대신 사업대표직을 신설했지만, 이름만 바뀐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기존 부회장직을 유지하던 인물이 첫 사업대표직을 지속적으로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고 이사회를 개편하는 시도 자체는 건전한 지배구조 개편 방향이란 평가를 받는다.


산림조합중앙회 정관에 따르면 중앙회 이사회는 이사회는 회장과 사업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 총 18명과 감사위원 3명 등 총 21명이다. 중앙회장이 이사회 의장 역할을 맡고, 투표를 통해 각 8개 지구에서 회원조합장 이사(비상임이사)와 비조합장 이사 1명씩 총 16명의 비상임이사를 선출한다.

이사회 의장을 맡는 중앙회장은 최창호 회장이다. 앞서 중앙회 상임감사를 맡았던 최 회장은 1957년 전남 순천출생으로 조선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산림조합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 상임감사를 지냈다. 조선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중앙회는 지난 2020년 산림조합법 개정으로 전문성을 갖춘 상임이사를 사업대표로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정부 관료가 독점해온 부회장직을 없애고 사업대표직을 신설했다. 이어 인사추천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해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과거 부회장만 추천할 수 있는 권한도 확대했다. 유능한 전문인력을 임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업대표이사가 사실상 부회장직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여전히 사업대표를 정부관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회의 사업 대표이사는 최준석 씨다. 그는 사업대표이사를 맡기 전 중앙회의 부회장직을 역임해왔다. 사실상 직함만 부회장에서 사업대표로 바뀐 셈이다.

최 대표는 산림청 출신이다. 그는 산림청에서 산림보호과장·해외자원협력관·북부지방산림청장,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사무국 차장 등을 역임했다.

과거 부회장 자리는 매번 산림청 등 정부 관료 출신이 차지했다. 2019년 중앙회 부회장에 선임됐던 된 소기홍 부회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앞서 2015년 부회장에 선임된 김현식 씨는 산림청 산림자원국장 출신이다. 특히 김 전 부회장의 경우 산림청 명예퇴직후 1억2000여만원의 퇴직수당을 받고 이틀 후 중앙회 부회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노조 관계자는 "중앙회의 부회장직은 그간 산림청 등 정부기관의 낙하산이 차지해 왔다"며 "이 때문에 산림조합의 전문성과 공정성에서 문제가 지적돼 부회장직을 없애고 사업대표직을 신설했지만 결국 바뀐 것은 이름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중앙회는 전문경영인이 참여할 수 있는 보다 공정하고 전문화된 감사체제로 변화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부회장만 추천할 수 있는 인사추천위원회의 권한을 사업대표이사와 감사위원, 조합감사위원장 등으로 확대했고 감사위원도 2인에서 3인으로 늘렸다"며 "단순히 부회장직을 없애고 사업대표직을 신설한 것이 아닌 외부전문가를 참여하게 하는 등 공정하고 전문화된 감사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1명에 달하는 이사회 멤버 수는 자산 규모에 비하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총자산이 300조~400조원인 시중은행의 이사회 멤버가 10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총자산 12조원인 산림조합중앙회의 이사회 구성원이 두 배 이상 많다.

이는 전국을 지역별로 구분해 이사를 선출해 지역과 중앙회(전국)의 비상임이사 균형을 맞추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보다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조합의 권한을 중시하는 상호금융권의 이사회 멤버는 상대적으로 타 금융권보다 많다. 농협중앙회는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총 27명이 이사회를 참여한다. 이어 수협중앙회(22명), 신협중앙회(21명)도 이사회 구성원이 20명을 넘는다.

이사회에는 상임감사와 감사위원도 참여한다. 상임이사는 손득종 씨가 맡고 있다. 그는 강원대학교 임학과 출신으로 중앙회에서 기획조정실장, 임업기계훈련원장, 총무부장, 임업경영부장, 경제사업상무를 역임한 대표적인 중앙회 내부출신 인사다. 지난해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김영철 씨는 사업대표이사와 함께 산림청 출신이다. 김 감사위원은 한양대 행정학 석사 수료 후 산림청 대변인과 서부지방산림청장, 한국-인도네시아 산림센터장 등을 지냈다. 이외 감사위원은 김태봉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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