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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52년 흑자행진' 위태롭다 위탁·자기매매 손실, 9개 분기만에 적자 전환…IB만 돈 벌었다

최윤신 기자공개 2022-08-31 13:10:4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6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1년 이후 지속적인 연간 흑자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신영증권이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가 구분하는 사업부문별로 살펴볼 때 기업금융(IB)를 제외한 전 사업부문에서 적자가 났다.

급격한 금리 인상 과정에서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급변하는 가운데, 적절하게 채권·주식·파생상품 운용을 하지 못한 게 적자 전환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2019 회계연도 4분기에 이어 급격한 시장변화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주식거래 손실만 '790억'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제69기 1분기(2022년 4월 1일~2022년 6월 30일) 220억1457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56억5336만원이다.

신영증권은 사업부문을 위탁부문, 자기매매, 기업금융, 기타로 나누는데, 이 중 기업금융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영업에서 적자를 냈다. 고유자산 운용을 담당하는 자기매매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이 254억1012만원으로 가장 컸다. 브로커리지와 각종 금융상품 판매가 포함된 위탁 부문도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해 86억6186만원을 손실봤다.

이는 채권과 외화증권, 주식 등이 금리 상승과 증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여파다. 자기매매 분야를 세부적으로 보면 주식거래에서 790억원, 채권 거래에선 329억원 등의 손실이 발생했다. 매도파생결합증권거래 평가차익이 손실을 만회했지만 주식과 채권 거래 손실이 적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신영증권 측은 "급격한 긴축에 따른 시장 불안과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위탁부문과 자기매매의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2019 회계연도 4분기(2020년 1~3월)에도 5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당시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으며 주식과 파생상품거래에서 큰 손실이 났다. 분기 적자의 영향으로 연간 순이익은 230억원에 그쳤다.

두 번의 적자 분기 모두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가 어려움을 겪은 시기이긴 하지만 신영증권은 유독 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운용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곳곳에서 제기된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현대차증권은 지난 2분기 시장금리 상승에 기민하게 대응해 이익 감소를 최소화 해 주목받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2019 회계연도 4분기의 적자는 곧 이어진 증권업계 슈퍼 호황으로 인해 즉시 회복됐지만, 금리상승 등에 기인한 이번 침체는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자칫하면 50년 이상 이어온 연간 흑자 행진을 마감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세 진정이 예상되지만 업황 개선에 따른 수익증대를 마냥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만큼 시장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이익 기조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 굳건했던 IB가 손실 줄여…“부동산 PF 확대는 제한적”

지난 분기 신영증권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낸 사업부문은 IPO, M&A, PF등 IB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 부문으로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147억원)보다는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다른 사업들의 적자를 뒤로하고 홀로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사내에서 IB부문의 역할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2021 회계연도 신영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21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약 50%인 605억원이 IB분야에서 벌어들인 이익이다. 2020 회계연도에 13.5%에 불과했던 비중이 1년만에 세배로 늘어났다.

지난 회계연도 4분기 말(2022년 3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42% 수준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PF에서 더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을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사업 확장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속기업인 신영부동산신탁도 전년 동기(30억원)보다 늘어난 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결 실적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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