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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장전한 NHN벅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집중 [위기의 음원플랫폼, 돌파구는]⑤자사주 블록딜·자회사 매각해 200억원 확보, NHN링크와 시너지낼까

황원지 기자공개 2022-08-31 09:42:52

[편집자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로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음원 플랫폼은 이해관계자가 다양한만큼 수익성 창출이 쉽지 않은 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인앱결제 수수료가 최대 30%까지 상승하면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위기에 봉착한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의 현 상황과 향후 글로벌 음원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벅스는 지난해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나 지식재산권(IP) 거래플랫폼 등에 지분투자 후 협업을 진행, 벅스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경쟁이 격화한 음원플랫폼 시장 속에서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순위역전을 노리고 있다.

변화의 중심엔 지난해 새로 부임한 왕문주 NHN벅스 대표가 있다. NHN에서 투자관리팀장을 맡았던 왕 대표는 부임 후 자사주 및 보유지분 매각으로 투자에 쓸 현금을 확보했다. 왕 대표가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는 NHN링크와의 협업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2000년대 1위 사업자 '벅스뮤직' 모태…출혈경쟁에 점유율 하락

NHN벅스는 2000년 2월 벅스뮤직으로 출발했다. 당시엔 생소했던 음원스트리밍 서비스를 강점으로 성장, 2001년 이용자수 1000만명을 넘기면서 음악사이트 부문 세계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작권 논쟁 등이 불거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고 2006년 로커스를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한다.

2007년 창업자인 박성훈 대표가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네오위즈 산하로 편입됐다. 당시 벅스뮤직 사이트에 대한 영업권을 네오위즈 계열사 아인스디지탈이 사들였다. 2008년 아인스디지탈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쥬크온과 벅스를 통합해 국내 1위 음원플랫폼을 내놓았다. 이듬해인 2009년 네오위즈벅스로 사명을 변경한다.

2010년에는 네오위즈인터넷을 흡수합병하면서 네오위즈인터넷으로 이름을 바꾼다. 이때 온라인 채팅 커뮤니티 서비스 세이클럽을 사업부문으로 편입한다. 이후 2013년 네오위즈게임즈가 네오위즈인터넷을 합병할 예정이었으나 주식매수청구권이 기준이었던 200억원을 넘어서면서 합병이 무산됐다.

합병이 무산된지 2년 후인 2015년 NHN에 매각된다. 당시 네오위즈 측은 기존 게임사업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확보 차원에서 약 1000억원에 네오위즈인터넷을 팔았다. NHN 입장에서는 게임 외 신사업 확보 차원에서 인수를 진행했다. 당시 출시예정이었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의 시너지도 기대됐다.

NHN 인수 두 달 만인 2015년 9월 '벅스'로 사명을 변경한다. 2년 뒤인 2017년, NHN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NHN벅스'로 다시 사명을 바꾼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벅스는 멜론, 지니뮤직과 한때 시장에서 3강으로 불렸던 음원플랫폼이다. 하지만 외국계 음원서비스인 유튜브뮤직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현재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 상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벅스의 음원플랫폼 시장점유율은 2~3%대 수준이다.

경쟁 심화에 매출도 줄고 있다. NHN벅스는 2018년 매출 845억원, 영업이익 66억원으로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점유율이 줄면서 흑자전환 이후 매출이 꾸준히 감소세다. 2019년 848억원, 2020년 677억원, 지난해에는 650억원을 기록했다. 재작년부터는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자사주 매각·부실자회사 정리…지분투자로 오리지널 콘텐츠 만든다

NHN벅스는 지난해부터 콘텐츠 사업자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음원플랫폼 시장은 저작권이 음악가들에게 있고 플랫폼은 유통만 맡기에 타사와의 차별점을 만들기 힘들다. 출혈경쟁이 계속되는 이유다.

지분투자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회사에 투자 후 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싱어송라이터 제이플라의 소속사 굳센엔터테인먼트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투자 이후 양사는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오디오 드라마도 제작 중이다. 지난해 레드나인픽쳐스와 제나두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뮤직드라마 '사운드트랙#1'을 제작했다. 음원과 동시에 영상으로 디즈니플러스에 지난 3~4월 중 공개됐다. 영상콘텐츠 자체 IP 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들어가는 음원도 직접 제작해 NHN벅스만의 콘텐츠를 확보한다.

IP 관련 사업도 전개한다. NHN벅스는 지난해 12월 국내 IP거래 플랫폼인 아이피샵 지분을 20% 인수했다. 2020년 12월 설립된 아이피샵은 음원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는 동시에 미술작품, 특허권, 캐릭터 라이선스, 공연, 웹툰, 창작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의 IP를 거래할 수 있는 거래플랫폼이다. NHN벅스는 아이피샵을 활용해 자체 콘텐츠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투자에 필요한 실탄은 작년 말 자사주 매각 및 부실자회사 정리를 통해 확보했다. NHN은 지난해 11월 자사주 1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해 116억원을 손에 넣었다. 이외에도 적자를 내던 자회사 하우엔터테인먼트와 제이플래닛엔터테인먼트를 지난해 3분기 중 정리했다. 하우엔터테인먼트 매각으로 8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3월 구원투수로 등장한 왕문주 대표, NHN 링크와 시너지도 '기대'
왕문주 NHN벅스 대표
왕문주 NHN벅스 대표는 지난해 3월 부임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NHN 본사에서 투자관리팀장으로 재직했던 인사다. 재직 당시 MLD 엔터테인먼트 투자성과를 인정받으면서 NHN티켓링크 사장직을 맡은 데 이어 NHN벅스에도 대표로 합류했다.

이를 두고 긴축정책을 펼치던 NHN에 구원투수로 등장했다는 평이다. NHN벅스는 2016~2017년 니나노 프로모션에 과도한 광고비를 집행한 이후 회사가 휘청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 왔다. 이 가운데 음원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유율도 악화됐다. 어려운 상황 속 등장한 왕 대표는 콘텐츠업 투자로 방향성을 전환했다.

왕 대표가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는 NHN티켓링크와의 사업협력도 기대된다. 티켓링크는 음악 공연 뿐만 아니라 스포츠, 연극, 전시 등 다양한 제휴처를 보유하고 있다. 문화 생활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풀을 NHN벅스로 유입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양사는 NHN벅스 음악이용권을 페이코를 통해 결제하는 회원에게 티켓팅크 예매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프로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 2월 가수 이승철이 NHN벅스와 NHN티켓링크의 콘텐츠 총괄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이승철 프로듀서 영입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및 공연 제작 역량을 강화한다. NHN벅스 관계자는 "벅스와 티켓링크 사이 협업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앞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사업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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