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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와 美공장 짓는 LGES, 지분 '51%' 의미는 IRA 발효 후 완성차업체와 첫 합작, 중국기업 배제로 주도권 확보 유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9-02 07:39:47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혼다와 손잡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완성차업체와 합작으로 북미 생산거점 마련에 나서는 건 GM, 스텔란티스에 이어 혼다가 세번째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말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눈여겨볼 만 한 건 합작사에 대한 지분투자 비율이다. LG엔솔이 51%로 과반을 확보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국내 배터리사들의 몸값이 이전보다 높아질 거란 관측과 맞물려 LG엔솔이 합작사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건은 IRA 발효 이후 처음으로 나온 국내 배터리사와 완성차업체간 합작 사례다.

<출처:에너지솔루션>

지분구조는 51(LG엔솔)대49(혼다)로 확정됐다.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배터리-완성차업체간 협력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율이다. 양측이 절반씩 출자하거나 50±1%로 나눠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후자의 경우 이번처럼 완성차업체 아닌 배터리사가 51%다.

LG엔솔의 앞선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GM과 50대50으로, 스텔란티스와는 51(엔솔)대49로 합작법인을 세웠다. LG엔솔-GM(얼티엄셀즈)은 미국 오하이오와 테네시, 미시간에 각각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모두 합해 120GWh 규모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넥스트스타 에너지)은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다. 2024년 완공 예정으로 연산 45GWh 규모다.

'50%+1%'와 '50%-1%'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주요 의사결정시 양측간 합의를 거치지만 최대주주 목소리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통상 대표이사도 51% 주주 측이 낸다. 절반씩 출자한 경우 각각 한명씩 대표를 내는 등 최대한 동등하게 만드는 것과 다르다. 물론 합의에 기반해 똑같이 출자하고도 한쪽 임원이 대표를 맡는 사례도 없진 않다.

이는 배터리사가 완성차업체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최소한 열위에 놓이진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전기차 시대 완성차와 부품사(배터리사)간 관계는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와는 사뭇 다르다. 예전엔 소위 갑을관계였다면 지금은 서로 윈윈하는 개념으로 상생의 성격이 강하다.

배터리사가 수주를 따내는 것 못지 않게 완성차업체가 양질의 배터리를 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전 이슈와 직결될 뿐 아니란 시장 선점 및 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가 필수다. 배터리 제조업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완성차기업 입장에선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셈이다.

이같은 특성은 배터리사의 자신감이 높아지는 데 일조했다. 과거엔 '선(先)수주, 후(後)증설' 전략이 통용됐지만 지금은 '옛말'이 됐다. 수주 없이도 선제적 증설에 나서는 곳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받쳐주고 얘기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IRA에 최종 서명하며 LG엔솔이 보다 확실히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국내 배터리사들의 몸값이 껑충 뛸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북미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이 배제되는 반사이익을 누릴 거란 기대다. 글로벌 시장에서 CATL과 BYD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정도가 남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터리사별 시장 점유율은 △CATL(34.8%) △LG엔솔(14.4%) △BYD(11.8%) △파나소닉(9.6%) 순이다. CATL은 작년(28.6%)보다 점유율을 확대했고 BYD는 파나소닉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중국 내수시장이 포함된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중국업체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국내 배터리사 입장에선 순위권 다툼을 하는 중국업체들이 빠지면 북미시장 점유율 확대가 수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을 향한 완성차업체들의 러브콜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배터리사들이 합작사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G엔솔-혼다의 합작이 성사된 배경 중 하나로 IRA이 꼽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지분구조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물론 배터리사들은 IRA 기준에 맞춰 배터리 핵심 광물과 부품의 중국산 비중을 서서히 낮춰야 하는 숙제가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분쟁 격화에 따라 현지 진출 어려워진 중국업체들, 소극적인 현지 투자 펼치는 일본업체들 대비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북미 EV 밸류체인 구축 협력 파트너로서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대두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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