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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2]삼성 vs LG 극명히 갈린 OLED TV 전략한종희 부회장 "QD-OLED 생산 늘리겠다"…마케팅은 의외로 소극적

베를린(독일)=김혜란 기자공개 2022-09-05 08:13:42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3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 최대 규모 가전박람회인 베를린 'IFA(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떤 TV제품을 전시하느냐다. 각각 글로벌 TV 시장 1, 2위인 두 선두주자가 TV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어떤 전략을 펼지를 IFA 전시에서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각) 개막한 'IFA 2022'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극명한 TV 전략 차이가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TV 전시공간 메인에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QLED TV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배치했다. 반면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럽서 판매하면서도 존재감 감춘 QD…왜?

삼성전자의 경우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패널을 채용한 QD-OLED TV 홍보에는 상당히 소극적이다. TV전시 공간에 OLED TV가 두 대 전시되긴 했다. 그러나 IFA 개막 전날인 1일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전시관이 사전 공개됐을 때만 해도 'OLED'라고만 돼 있고 QD디스플레이라는 글자를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공식 개막일인 2일에서야 'QD display'라는 글자를 인쇄해 급하게 부착했다. QLED 브랜드 네오(Neo) QLED는 크게 부각된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올해 초 열린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삼성전자는 QD-OLED TV를 공개하지 않았었다.

유럽은 OLED TV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고 삼성전자도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20여개국에서 QD-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QD-OLED TV는 전체의 50.1%가 유럽에서 팔렸다. 판매 물량이 상당히 적긴 하나 유럽 한가운데에서 열리는 IFA에서 굳이 감출 이유도 없었던 셈이다.

(왼쪽)1일 (현지시각) 국내외 언론에 사전 공개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OLED TV를 전시한 모습. QD를 내세우지 않고 OLED라고만 표기했다. (오른쪽)2일에는 QD Display라는 설명을 붙였다.(사진=김혜란 기자)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은 1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IFA 전시에서 QD-OLED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QD-OLED TV전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소비자 다양성을 맞추기 위해 라인업을 조성하는 것이며 어느 제품을 밀고, 안 미는 쪽으로 맞출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QD-OLED도 하나의 축으로 가져갈 것"라고 답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패널 캐파(CAPA, 생산능력)를 확대할 거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IFA 전시에선 감췄으나 TV전략을 총괄하는 한 부회장이 직접 QD-OLED 캐파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보인 것이다. 다만 OLED TV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한 부회장은 과거 "OLED는 영원히 안 한다"고 선언할 정도로 OLED 기술에 부정적이었다가 최근 OLED에 대한 입장이 바뀌긴 했으나 애매한 상황을 계속 끌고 가고 있는 셈이다.

OLED 시장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OLED를 계속 외면할 수는 없으나 아직 시장이 크지 않고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내부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여겨진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 약 9260만대 가운데 OLED TV 시장 세계 1위인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OLED TV 출하량은 약 169만대에 그쳤다. LCD TV가 여전히 시장의 대세인 상황에서 OLED를 적극적으로 내세운다고 해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삼성전자 경영진의 판단일 수 있다.

'IFA2022' 삼성전자 전시관 내부 TV 전시 공간.(사진=김혜란 기자)

◇곳곳에 OLED 내세운 LG전자…LGD도 IFA 참여

반면 LG전자의 IFA 전시의 핵심은 OLED TV였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던 세계 최대 크기의 OLED TV인 97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OLED evo Gallery Edition)'이다. 88인치 OLED 'LG 시그니처 올레드'도 눈에 띄었다. LG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도 이번 IFA에 참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별도의 부스를 만들어 97인치 OLED부터 77인치 8K 등 여러 OLED 패널 제품을 전시했다. 고객사인 LG전자의 이천국 유럽지역 대표(전무)가 LG디스플레이 전시관을 방문해 패널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FA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LG전자 전시관 입구 쪽에 전시한 97인치 OLED TV. (사진=김혜란 기자)

LG전자의 경우 OLED 수요가 적더라도 일단 초기 시장에 진입해 확고한 OLED TV 강자 이미지를 굳히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도 잘 이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TV용 OLED 패널을 양산했고, LG전자는 OLED TV를 제품 라인업 중 최상단에 올려 사업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삼성과 LG 중 어떤 전략이 더 낫다고는 지금으로선 예단할 수 없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LCD 패널 생산을 접으면서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상황이 삼성전자에 달가울 리는 없다. LCD 출구전략을 짜면서 OLED로 넘어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삼성전자의 애매한 입장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에도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QD-OLED TV를 얼마나 더 생산할지', '국내에서도 생산할지', '올해 중단된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내년에도 다시 시도할지' 등에 대해 여러가지 물음표가 붙어있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캐파부터 늘려놓고 볼 순 없다.

한편 이와 관련 한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오해고 소문"이라고 일축하며 "소비자들이 원하고 찾는다면 당연히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IFA2022'에 참석한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제품만 전시(사진=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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